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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추석 연휴 코로나 스트레스 극복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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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완연한 가을 날씨를 보인 지난 9월 18일, 서울 마포구 하늘공원에서 한 시민이 자전거를 타고 억새 사이를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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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5일짜리 추석 연휴가 시작됐다. 예년 같은 시끌벅적함은 거의 없다.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다. 지방으로, 고향으로 가는 발길도 줄었다. 코로나19로 인한 변화이다. 민족 최대 명절마저 일반적인 주말로 바뀐 느낌이다.

얼마 전 지방 작은 마을에 현수막이 내걸렸다. ‘불효자는 ‘옵’니다’, ‘며늘아, 명절에는 안 와도 된다’, ‘코로나 몰고 오지 말고 마음만 보내라’ 등이다. 온라인 성묘 서비스, 합동차례 온라인 중계, 벌초 대행 등 비대면 차례 지내기 아이디어도 속출했다.

정부는 9월 초 추석 연휴 동안 이동 자제를 권고했다. 철도 이용권 예매도 창가 좌석 중심으로 50%만 이뤄졌다. 휴게소 음식점 식탁에 가림판이 설치됐다. 노래방 등 유흥시설은 대부분 문을 닫았다. 노인요양시설·요양병원 면회도 극도로 제한됐다. 정부는 “먼 거리를 이동해 모인 가족과 친지 모임에서 코로나 감염이 전파될 가능성이 크다. 가급적 집에 머물러 달라”고 했다. 결국 추석 연휴 동안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게 됐다.

9월 중순쯤 한 정신과 의사를 만났다. 그 의사는 “요즘 정신과 치료를 받는 엄마들이 크게 늘었다”며 “대부분 학생을 자녀로 둔 엄마들”이라고 말했다. 집에서 너무 늘어져 있는 자녀들, 학업을 게을리하는 자녀들을 보면서 불만이 쌓였기 때문이란다. 그 의사는 “자녀들도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다”며 “식구 모두 코로나 스트레스 속에 집에 오랜 기간 함께 머물다 보니 다투는 경우가 잦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집에서 온 식구가, 그것도 며칠 동안 함께 있는 추석 연휴. 과연 무엇을 해야 할까. 어떻게 생활해야 그동안 집안에서 쌓인 코로나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날릴 수 있을까.

기자는 실외에서 운동하라고 권고한다. 집에만 머물면 답답하고 스트레스가 더 심해질 수 있다. 공원, 천변길, 놀이터, 산 등 확 트인 곳으로 나가자. 걷고 뛰고 자전거도 타고 산도 오르고 바람도 쐬어 보자. 몸이 가벼워지는 걸 느낄 것이다. 마음도 훨씬 시원해질 것이다. 맑은 개울물, 운이 좋으면 꿈틀거리는 물고기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오랜만에 식구들의 밝은 얼굴도 보게 될 것이다. 운동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도 목도할 것이다. 앞으로 운동을 조금 더 해야겠다고 다짐도 할 것이다. 물론 이때도 방역지침은 지켜야 한다. 마스크를 꼼꼼히 쓰고 거리 두기도 해야 한다. 상대방과 접촉을 최소화해야 하는 것도 물론이다.

며칠 전 만난 고등학교 교사는 요즘 학생 몸 상태를 걱정했다. 그 교사는 “학생들이 한 학기 내내 집에 머물면서 활동량이 줄었다”며 “체중이 불어나 정말 ‘확찐자’ 학생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운동량이 줄어든 건 비단 자녀들만이 아니다. 아마도 거의 모든 식구가 올해 들어 활동량이 크게 줄었을 것이다. 살이 쪄 체중이 늘어난 반면, 운동량 부족으로 근육은 줄고 운동능력도 저하됐을 것이다. 식구끼리,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확 트인 야외에서 몸을 조금 더 움직여보자. 이게 코로나 원년 추석을 가장 지혜롭게 쇠는 방법이 아닐까.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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