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박경완 대행 믿음에 부응한 이재원…연패 탈출 SK도 잔칫집 [현장스케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안준철 기자

“동료들이 좋은 에너지를 불어 넣어줘서 안타를 때릴 수 있었다.”

SK와이번스 안방마님 이재원(32)이 오랜만에 웃었다. 올 시즌 극심한 타격부진에 빠진 이재원이지만, 다시 살아날 조짐이 보이고 있다.

SK는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연장 11회 혈투 끝에 8-6으로 이겼다. 짜릿한 재역전승의 주역은 결승포를 날린 정현(26)이었지만, 오랜만에 적시타를 때린 안방마님 이재원의 활약이 더해져 SK 분위기는 잔칫집이 됐다.

매일경제

25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가 벌어졌다. 9회초 1사 만루에서 SK 이재원이 대타로 나와 역전 2타점 적시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김재현 기자


이날 이재원은 선발 출전하지 않고, 8회말 부상을 당한 이흥련과 교체돼 안방을 지키기 시작했다. 설상가상 1-0 리드에서 1-2로 역전을 허용한 시점이었다.

하지만 9회초 SK는 키움 마무리 조상우(26)를 두들겼다. 2사 만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재원은 조상우의 강속구를 침착하게 공략해 3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꿰뚫었다. 주자 두 명이 홈을 밟아 3-2로 SK가 재역전했다. 조상우가 올 시즌 세 번째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무엇보다 최근 10경기 타율 0.083으로 빈타에 허덕이던 이재원에게는 8경기 만에 터트린 안타이자, 11경기 만에 타점을 기록했다.

경기는 키움이 9회말 동점을 만들어 연장까지 흘러갔고, 결국 SK가 뒷심을 발휘해 가져갔다. 7연패에서 탈출하는 귀중한 승리였다.

이재원 개인적으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날 안타를 추가했지만, 56경기에서 타율 0.142 1홈런 11타점에 그치고 있다. 대표적인 공수겸장 포수인 이재원은 올 시즌 밑바닥까지 떨어졌다. 개막 3경기 만에 타석에서 상대 투수의 투구에 엄지손가락을 맞아 골절돼 한 달 이상 쉬어야 했다. 그 사이 팀이 계속 내리막길을 걷자, 제대로 회복하지 못하고 올라온 게 독이 됐다. 미소가 아름다운 이재원이었지만, 웃는 모습이 줄었다.

이재원을 가장 안타깝게 바라보는 이 중 하나가 박경완 감독대행이다. 이재원은 SK 안방을 지킨 박경완 대행의 후계자라고 볼 수 있다. 경기 전에도 박 대행은 “이재원은 주전으로 써야 하는 선수다. 지금 부진한 것도 어떻게 보면 (이)재원이에게 약이 될 수 있다”며 “4년 FA 계약을 한 선수가 올 시즌으로 인해서 망가질 수도 있겠다는 걱정도 했지만 경기를 뛰지 않는 것보다는 얼마 남지 않은 시즌 동안 자신의 컨디션을 되찾고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타격감도 찾고, 투수들의 구심점이 돼야 한다. 이재원이 주축이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승리로 이어진 적시타는 아니었지만, 갈증을 풀어주기에 충분한 이재원의 안타였다. 팀은 연패를 탈출했기에 더 잔칫집이었다.

교체 출전하기 전에는 더그아웃에서 가장 큰 목소리로 동료들을 독려한 이재원이었다. 경기 후 이재원은 “오늘 경기에 앞서 주장인 (최)정이 형이 ‘꼭 승리를 하고 대구에 내려가자’라고 선수들에게 얘기했다. 주장 요청대로 저를 비롯, 선수 전원이 더그아웃에서 목이 쉴 정도로 응원했다”며 “(적시타는) 내가 잘 쳤다기보다 더그아웃 선수들이 좋은 에너지를 불어 넣어줬기에 가능했다. 무엇보다 오늘 타일러 화이트가 마지막 날인데, 화이트에게 좋은 선물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의 안타에도 기뻤지만, 팀과 동료를 생각한 이재원이었다. 이재원이 박경완 대행의 바람처럼 반등의 신호를 보냈다. jcan1231@maekyung.com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