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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의 확장] 북한이 자랑하는 명도안, 각종 기계를 위한 공업미술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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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으로 보는 북한 사회" 제5편-(5)공업미술

[편집자주][시선의 확장]은 흔히 '북한 업계'에서 잘 다루지 않는 북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그간 주목받지 못한 북한의 과학, 건축, 산업 디자인 관련 흥미로운 관점을 독자들에게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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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선 디자인 박사. (현)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겸임교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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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희선 디자인 박사/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겸임교수 = 북한의 양강도에서 올해 첫 감자걷이가 시작되었다는 소식이 최근 보도되었다. 북측의 관련 보도 사진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햇감자들보다, 사람의 노동 없이 척척 감자를 캐는 빨간색의 감자 수확기계들이다. 당 창건 75주기를 맞아 한참 완공에 열을 올리는 평양종합병원의 건설에서도, 함북 수해복구의 현장에서도, 빨갛고 노란 중장비 기계들이 열심히 일하는 건설 일군들보다 사진의 주인공처럼 보이기도 한다.

모든 생산수단을 공유화하는 공산주의 국가 북한에서 기계류 디자인은 경제발전을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인지 김정일의 문예이론 총서인 '공예 및 산업미술 창작리론'(문예출판사, 1986)에서도 공업미술은 상업미술, 방직미술, 의상미술, 건축장식미술을 제치고 디자인 분야 중 제일 먼저 소개되었다. 물론 국가전시회에서도 지도자가 비준한 디자인들 다음으로 공업미술 도안들이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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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노동신문=뉴스1) = 최근 북한 신문이 보도한 사진들 속 주인공인 기계들: 감자 수확기계(좌), 굴착기, 수송트럭 등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뉴스1


북한의 공업미술이란 "여러 가지 기계제품과 생활필수품" 디자인을 의미한다. 북측은 특별히 생산 제품들 중 "주로 입체물의 형태, 색채에 대한 디자인"을 공업미술로 보고 있다. 전시회를 보면 '~형태도안'이라는 제목이 붙어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북한의 주력 농·건설기계 중 트랙터는 50년대부터 북한이 개발에 공을 들인 분야이다. 1958년 첫 시제품 모델인 '천리마·28호'가 개발된 뒤, 2016년 80HP(마력) 성능 모델인 '새형 천리마-804호 뜨락또르'를 '조선의 자랑'으로 소개할 만큼 뜨락또르 디자인은 반세기 이상의 긴 역사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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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북한 국가산업미술전시회의 공업미술 분야 출품작들 '화물자동차도안', '다기능뜨락또르도안', '오물운반차도안'(좌) 평양출판인쇄대학 산업미술대학, 락원기계련합기업소 합작 (우) (출처 : 조선중앙TV 전시회 소개 방영물 캡쳐)© 뉴스1


국가산업미술전시회에서 농기계, 건설기계, 공작기계, 운송기계들은 한 번도 빠짐없이 등장해왔다. 기계공업성 기계설계지도국 산업미술창작사에서 주로 중장비 기계의 디자인들을 담당해왔다. 북한은 체육성, 보건성 등 내각 산하에는 각각 디자인 창작 조직들을 갖추고 있다. 남한과 비교하자면 중앙 행정조직에 디자인 공무원들이 배치되어 디자인을 생산해내는 체계다. 기계공업성 산업미술창작사에서는 산하 공장들과 협력해 디자인을 개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정치기술과 과학기술이 만난, 공업미술

북한에는 명칭도 목적도 유별난 공업생산 기계들이 있다. '충성호' 뜨락또르(트랙터)처럼 애국심, 집단 단결심을 불러일으키는 브랜드명이 있으며, '정성차도안'(2005년, 조성민 작)처럼 만수대 동상과 삼지연 대기념비를 비롯한 전국 방방곡곡에 세워진 김씨 일가의 동상들을 "더 밝고 정중히 모시기 위한" 청소와 보수·관리용 차를 디자인하기도 한다.

최근 북한의 공업미술 도안들은 나라 사랑에 과학기술을 입혀 창작한다. 당의 과학기술 중시의 영향으로 산업미술 교육도 온·오프 강좌를 통해 친환경 기술, 첨단 소재, 인공지능 활용, 자동화 기술까지 가르친다고 보도한다. 평양미술대학에서 디자인한 윤전기계 '지하전동차 1, 2호도안'과 '고속전동차 형태도안'도 같은 맥락에서 디자인됐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도안은 그림이고, 실제 개발은 선전용 몇 대만 실현됐다"라고 비평의 소리를 내기도 한다. 모든 생산 상황을 확인하기 어려우나, 북한의 공업발전에 대한 열망은 정권 수립 이후 70년 넘게 유지되어 온 것만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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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의 산업미술 작품들 5t급화물자동차 '승리' 마크도안(상), 고속전동차 형태도안(하) (출처 : 조선의 오늘)© 뉴스1

2012년 대규모 국가산업미술전시회에서 '련하기계 CNC공작기계'가 주목을 받은 지 10년이 지났다. 김정은 시대의 과학기술을 대표하는 CNC기계는 '기계를 만드는 기계'로서 정밀한 가공성과 높은 생산성을 필요로 하는 공업제품이다. 이 자동화 공작기계들 역시 북한의 산업미술 역사와 함께 발전돼왔다.

70년대 후반 선보인 '수자조종후라이스반 형태도안'(1978), 80년대 '계산기수치조종선반 형태도안'(1984년 국가산업미술전람회 출품), '구성 104호 수자조종선반'(1988), '희천 5호 수자조종선반 형태도안'(2000), '새로 개조된 희천 5호 A형 만능선반 형태'(2003)와 '희천5호 수자조정선반 형태도안 (NCS-400)'(2008년 전국산업미술전람회)을 거쳐 2012년 국전에서 '련하기계 CNC공작기계'를 선보였다.

최근 북한은 고속열차 도안에도 높은 관심을 보인다. CNC기계처럼 여러 과정을 거쳐 디자인을 개발하고 있는지 사뭇 궁금하다. 대규모 작품들이 출품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2년 국가산업미술전시회에 북한 산업미술가들이 어떠한 도안들을 선보일지 궁금하다.
seojiba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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