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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에서 서해로…12년만에 공수 뒤바뀐 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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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12년 전 '박왕자 사건' 땐 '與' 한나라당 '野' 민주당, 달라진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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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뉴시스] 최진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군은 경계태세를 더욱 강화하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만반의 태세 시지를 내린 이튿날인 25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에서 해병대 장병들이 해안 철책을 점검하고 있다. 2020.09.25. myj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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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연평도 실종 공무원 피격 사건에 여야가 일제히 규탄에 나섰다. 북한의 만행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같지만 청와대를 향한 시선은 다르다. 여당은 별다른 언급이 없는 반면 야당인 국민의힘 등은 청와대와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탓에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했다며 총공세를 퍼붓고 있다.

2008년 이명박 정부에서 발생한 금강산 관광객 고 박왕자씨 피살사건에서는 반대였다.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당시 야당으로서 정부를 공격했다.

국민의힘은 손쓸 틈도 없이 우발적으로 발생했던 박왕자씨 사건과 달리 이번 공무원 피격 사건은 정부가 적극 대응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는 점에서 청와대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한다.


北에 사과 요구하면서도 남북 관계 우려한 '與 한나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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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6월9일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21대 국회 개원 기념 특별강연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0.06.09. bluesod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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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11일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군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당시 정치권은 충격에 빠졌다. 여당인 한나라당(국민의힘의 전신)은 즉각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북측의 조치에 대해 "유감스럽고 납득이 안 간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와 아울러 북한에게도 진상조사와 검증 요구에 적극 협조할 것과 현재 북한에 있는 우리 국민의 안전을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며 사건의 진상 규명이 먼저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북한의 진상조사 비협조를 비판하며 사과를 요구했지만 동시에 남북관계 단절을 우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홍준표 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7월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이) 남북 합동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것도 대한민국 국민을 분노케 한다. 사죄하고 진상규명 협조 및 재발방지 약속을 해야 한다"며 "이 문제로 더 이상 남북관계가 경색돼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대통령·정부 대응 비판한 '野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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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조정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8.20. kmx110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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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이었던 민주당은 북측에 책임을 물으면서도 정부 비판에 집중했다. 민주당은 사건 당일 대변인 명의 논평을 통해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이런 중대한 사안이 발생했는데 전후사정을 감안해서 조금 더 신중하게 말씀을 하셨어야 되는 것이 아닌가 지적드린다"고 했다. 사건 발생 당일 이 전 대통령이 18대 국회 개원식에서 남북대화 재개를 골자로 하는 시정연설을 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정부의 안일한 대응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7월12일 긴급 최고위원회의 직후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한 데에는 정부의 안전관리 대책이 미흡했기 때문"이라며 "정부는 재발방지대책을 면밀하고 신속하게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세균 당시 민주당 대표도 7월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의 위기관리시스템에 문제가 있는게 아닌지, 남북간 대화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진 것은 아닌지 걱정이 크다"며 "전 정부가 했다 하더라도 10년 동안 제대로 이뤄놓은 부분을 현 정부가 무조건 부정하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이번 북한의 피격 사건이 과거 박왕자씨 사건 때와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광역지자체장 조찬 행사에서 "첫째, 경계병의 우발적 발포가 아니라 상부 지시에 따라 이뤄진 계획살인"이라며 "둘째, 박왕자 사건의 경우 당시 정부가 손쓸 방법이 없었으나 이번에는 살릴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셋째, 사건 발생 후 3일이 지난 24일 뒤늦게 사건을 공개하고 입장을 발표하며 무언가 국민들께 숨기는 게 있는 걸로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은 보고받고도 구출지시를 내리지 않았고 두 아이를 둔 가장이 살해돼 불타는 시간을 바라보는 6시간"이라며 "사건 실체를 제대로 못 밝히면 국가안보, 국민안전이 또다시 위태로워질 것이다. 당력을 총동원해 진상규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②하필 그때…피격 직후 文 "종전선언"-MB "대화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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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시민들이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연평도 공무원 피격 사건 보도를 시청하고 있다. 2020.09.24. misocamer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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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발생한 연평도 공무원 사건과 2008년 금강산 관광객 고(故) 박왕자씨 사건은 북한군의 총격으로 우리 민간인이 사망했다는 점에서 같지만 공교롭게 또다른 공통점도 있다. 피격 사건이 발생한 직후 대한민국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북한을 향해 '종전 선언', '대화 재개' 등 평화 메시지를 보냈다는 점이다.

미리 준비한 연설 원고 등을 수정하기 어려웠다는 여권의 해명과 이를 야당이 비판하는 구도도 비슷하다.


금강산 피격 보고 50분 후 北에 "대화 재개" 제안한 MB

2008년 7월11일 박왕자씨 피격 사건은 오전 4시30분쯤 발생했다. 당시 청와대 발표에 따르면 현대아산은 통일부에 오전 11시30분 피격 사실을 알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오후 1시30분 이 사실을 보고받았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약 20분 후 청와대를 나서 여의도 국회로 향했다. 오후 2시20분 예정된 제18대 국회 개원식 시정연설을 위해서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한반도의 진정한 화해와 협력을 위해서는 북핵 해결이 선결과제"라며 "남북당국의 전면적인 대화가 재개돼야 한다"고 제의했다.

이 전 대통령은 "과거 남북 간에 합의된 7·4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비핵화 공동선언, 6·15공동선언, 10·4정상선언을 어떻게 이행해 나갈 것인지에 관해 북측과 진지하게 협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또 "남북한 간 인도적 협력 추진을 제의한다"며 북한의 식량난 완화와 국군포로·이산가족·납북자 문제 해결 등을 위해 나서자고 했다. 하지만 피격 사건에 대한 언급은 내놓지 않았다.

시정연설 직후인 오후 3시쯤 이 사건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 전 대통령이 피격 사실을 인지하고도 그대로 연설을 진행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왔다.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이런 중대한 사안이 발생했는데 전후사정을 감안해서 조금 더 신중하게 말씀을 하셨어야 되는 것이 아닌가 지적드린다"고 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당시 브리핑에서 "시정연설과 금강산 사건을 연결시키는 건 적절치 않다"며 "사안의 정확한 진상이 파악되지 않았는데 국가 정책의 큰 방향을 밝히면서 즉흥적으로 (연설문을) 바꿀 수는 없지 않느냐"고 해명했다.


종전선언 논란…靑 "녹화 영상 이미 유엔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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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평도 공무원 피격 사건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되풀이되는 모습이다. 청와대와 국방부에 따르면 사망한 공무원 A씨의 실종 신고가 접수된 것은 지난 21일 낮 12시51분이다. A씨는 22일 오후 3시30분쯤 북한 수산사업소 선박에 의해 발견됐고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36분 서면으로 첫 보고를 받았다. 그러나 A씨는 약 세시간 후인 오후 9시40분쯤 북한군 총격으로 살해됐다. 청와대는 오후 11시쯤 이를 보고 받고 23일 오전 1시 국가안보실장 주재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관계장관회의가 열리던 중인 오전 1시26분 문 대통령의 제75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이 화상으로 전세계에 공개됐다. 문 대통령은 사전 녹화한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라며 국제사회에 '한반도 종전선언'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야당에선 청와대가 북한군의 A씨 피격 사실을 인지하고서도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언급한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광역지자체장 조찬 행사에서 "(국민이) 처참하게 죽었는데도 국민 생명, 안전을 지켜낼 헌법상 책무을 지닌 대통령은 종전 선언, 협력, 평화만 거론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을 죽음으로 내몬 무능과 무책임에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건 공개 시점을 둘러싼 의혹도 제기한다. 배현진 국민의힘 대변인은 "우리 국민이 북한의 손에 잔인하게 죽어간 이 만행을 청와대가 인지하고도 종전 선언(연설)을 유엔에서 발표하기 위해 늦춘 것이라면 국가가 국민을 지키는 최소한 의무를 방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청와대는 "이번 사건과 대통령의 유엔 연설을 연계하지 말아달라"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의 연설은 지난 15일 녹화가 끝나고 18일 유엔으로 보내졌기에 내용을 수정할 수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청와대 관계자는 "밤새 첩보에 대한 분석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유엔연설을 새롭게 다시 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권혜민 기자 aevin5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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