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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말말말]국민의힘 '빨·파·흰'이 쏘아 올린 작은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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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빨강·파랑·노랑→빨강·파랑·하양 결정…노랑 제외

총선 당시 사용한 분홍색 유지하자는 당내 반발 부딪혀

장제원 "다수가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하면 될 문제"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국민의힘이 우여곡절 끝에 ‘빨강·파랑·하양’ 3색으로 새 상징색을 확정했다. 그 과정에서 당 구성원들의 반발에 부딪히며 내홍이 만만치 않았다. 당내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비판과 함께, 기존 분홍색을 유지하자는 목소리가 꺾이지 않았다. 이에 발표를 세 번이나 미루는 특단의 조치까지 단행하면서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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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국민의힘)


비대위는 이달 초 ‘미래통합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변경된 당명에 걸맞는 상징색과 로고를 선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소속 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까지 진행했다.

지난 14일 김수민 홍보본부장이 기자 브리핑을 열고 빨간색을 주축으로 3가지 색을 혼용한 상징색을 사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을 상징하는 빨강과 더불어민주당의 파랑, 정의당의 노랑을 모두 합쳐 진보와 보수 모든 이념을 아우르겠다는 의도에서다. 이는 당색에 다양성을 녹이면 좋겠다는 김 위원장의 의중이 반영됐다.

그러나 당내 분위기는 싸늘했다. 발표 당일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양성도 좋고, 포용성도 좋다. 그러나 정당은 정체성이 근본이다. 보수, 진보, 중도 셋을 동시에 표방하는 정당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소고기도 맛있고, 돼지고기도 맛있다. 닭고기도 맛있다. 그렇다고 섞어 먹느냐”고 비판했다.

실제로 당 현직 의원 및 원외 당협위원장 250명 중 126명이 응답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분홍색 유지 41.2% (52명) △빨간색 25.3% (32명) △파란색 17.4% (22명) △혼합색 15.8% (20명) 순으로 선호도가 높았다. 당내 여론은 대부분 기존의 분홍색을 유지하자는 건데, 그 결과를 뒤엎고 선호도가 낮은 혼합색을 사용해야 이유가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분홍색 유지’를 주장하는 이들은 공통적으로 분홍색이 총선 승리를 가져다 준 색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4·15 총선에서 승리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분홍색을 입고 선거 운동을 벌여, 결과적으로 당선이 됐기에 그 상징성을 버릴 수 없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을 상징하는 파란색과 노란색을 사용하는 데 대한 거부감도 있다. 이 때문에 노란색 대신 흰색을 채우는 대안이 선택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그간 쌓여왔던 불만이 상징색 결정 과정에서 터져나온 거라는 시각도 있다. 앞서 당명과 정강정책을 변경하는 과정에서도 구성원들 간 잡음이 일어났었다. 당명의 경우 국민의당과 유사하다는 것, 의견 수렴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 의결 일정을 미리 잡은 데 대한 지적이 나왔다. 정강정책에서는 가장 이목이 집중됐던 ‘국회의원 4선 연임 금지’ 조항을 포함하느냐 마느냐 하던 중, 반대 의견을 꺾지 못하고 막판에 삭제됐다.

이렇게 진통을 겪었던 선례가 있었던 탓인지, 지도부는 상징색 반발을 무시하지 못하고 당초 지난 20일 예정된 발표를 취소하고 다음날 21일, 이를 또 다시 22일로 미뤘으나 이 자리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24일에야 빨간색을 기본으로 하고 파란색과 흰색을 보조로 사용한 상징색을 공식 공개했다.

그럼에도 반발 기류는 여전한 모양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당의 상징색을 바꾸는 문제는 오손도손한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서, 다수가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하면 될 문제였다”며 “당색 변경을 관철하지 못하면 지도부의 권위에 상처가 난다고 생각했다면 속좁은 꼰대 의식”이라고 저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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