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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불미스러운 일” 직접 사과… 시신 훼손은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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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공무원 피격 사흘 만에 통지문

金 “文·남녘 동포들에 대단히 미안”

北 통전부 “부유물만 해상서 소각”

국정원장 “김정은 개입 정황 없어”

文, 국군의날 연설에서 언급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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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서해 북단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에서 피격돼 사망한 공무원 A(47)씨의 친형인 이씨가 선박에 있던 슬리퍼 등과 관련한 월북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사진은 선박 내 밧줄 속에서 발견된 슬리퍼. 이씨는 이 신발이 동생의 것인지 확실치 않고, 밧줄 아래 있었던 상황이라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종된 공무원 형 이모씨 제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서해 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에 대한 북한의 총격살해 사건과 관련, 우리 측에 유감 표명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우리 측에 보낸 북한 통일전선부 명의의 통지문에서 “가뜩이나 악성 비루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병마 위협으로 신고하고 있는 남녘 동포들에게 도움은커녕 우리 측 수역에서 뜻밖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 것에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김 위원장의 사과가 담긴 북측 통지문 전문을 발표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우리 측에 유감 표명을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실종 공무원 피살 사건이 향후 남북관계에 미칠 파장 등을 고려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 명의의 통지문에서 “우리 지도부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발생했다고 평하면서 이 같은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상경계 감시와 근무를 강화하며, 단속 과정에 사소한 실수나 큰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일이 없도록 앞으로는 해상에서의 단속 취급 전 과정을 수록하는 체계를 세우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측은 북남 사이 관계에 분명 재미없는 작용을 할 일이 우리 측 수역에서 발생한 데 대하여 귀측에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며 “우리 지도부는 이와 같은 유감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최근에 적게나마 쌓아온 북남 사이의 신뢰와 존중의 관계가 허물어지지 않게 더욱 긴장하고 각성하며, 필요한 안전 대책을 강구할 데 대하여 거듭 강조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통지문에는 “침입자가 타고 있던 부유물은 국가비상방역 규정에 따라 해상 현지에서 소각하였다고 한다”면서 시신 훼손 사실은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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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 비공개 간담회에서 실종 공무원이 북한군의 총격으로 살해되는 과정에 김 위원장이 개입한 정황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장은 간담회에서 “(사살이) 김 위원장에게 보고해서 지시받은 내용이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고 복수의 정보위 관계자가 전했다. 북측의 통지문은 박 원장이 직접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서 실장은 이날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최근 친서를 주고받은 사실과 친서 전문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김 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에서 “매일이 위태로운 지금의 상황에서도 서로 돕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지만, 동포로서 마음으로 함께 응원하고 함께 이겨낼 것이라며 “부디 국무위원장께서 뜻하시는 대로 하루빨리 북녘 동포들의 모든 어려움이 극복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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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 안보실장 ‘北 사과’ 전문 브리핑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5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남북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김 위원장은 12일 문 대통령에게 보낸 답전에서 “끔찍한 올해의 이 시간들이 속히 흘러가고 좋은 일들이 차례로 기다릴 그런 날들이 하루빨리 다가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경기도 이천 특수전사령부에서 열린 제72주년 국군의날 기념행사에서 “정부와 군은 경계태세와 대비태세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념행사는 실종 공무원이 북한군의 총격을 받아 살해되고 그 시신이 훼손됐다는 정부 발표 다음날 이뤄졌으나 문 대통령은 이번 사건이나 북한을 연설문에서 언급하지 않았다.

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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