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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이슈] 월북? 불태웠나?…軍 '분석 오류' vs 北 '거짓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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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전날 우리 군 당국의 발표와 이날 북한 측 입장이 엇갈린 점이 있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 할 것 없이 분명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22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는 민주당 소속 전해철(왼쪽) 국회 정보위원장과 김경협 의원.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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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정부에 '진상파악' 촉구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북한이 연평도 공무원 이모 씨를 사살한 사건과 관련해 25일 통일전선부(통전부) 명의로 통지문을 통해 사과의 뜻을 밝지만 그동안 정부가 밝힌 내용과 상당한 차이가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 씨의 자진 월북 여부, 잔혹한 수법 등 군 당국 발표와 다른 점에 대해 정치권에서도 분명한 진상파악을 요구하고 있다.

◆ 자진 월북? 군의 성급한 분석?

우리 군 당국과 정부는 그동안 이 씨가 '월북'을 시도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군 당국은 이 씨가 실종될 당시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부유물을 탄 점,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정황이 식별된 점을 고려해 월북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군은 A 씨의 월북 의사 표명에 대해선 "북측이 월북 진술을 들은 정황을 입수했다"고도 했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보당국 관계자는 "이 씨가 월북을 시도했던 것이 확실하다"며 이를 뒷받침할 근거 역시 확보하고 있다고 재차 밝혔다. 이 씨와 북측의 대화 내용, 북한군의 대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감청 첩보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이 보낸 통지문에는 '불법 침입자'라고 했을 뿐 월북으로 볼 만한 정황은 없었다. 북한은 "(정체 불명 인원이)우리측 영해 깊이 불법 침입해 우리 군에 의해 사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했다. 이모씨가 '불법 침입'해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사살하게 됐다는 것이다.

통지문에는 이 씨가 북측 망명 의사를 밝히거나 북 정권에 우호적인 입장을 밝혔다는 내용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오히려 표류한 듯한 모습이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 씨에게) 80m까지 접근해 신분 확인을 요구하였으나 처음에는 한두 번 대한민국 아무개라고 얼버무리고는 계속 답변을 하지 않았다"면서 "계속 함구무언하고 불응했다", "공탄을 쏘자 놀라 엎드리면서 정체불명의 대상이 도주할 듯한 상황이 조성되었다"고 했다. 소극적인 모습이었음을 묘사하며 자진월북 의사가 없었음을 강조한 것이다. 이 씨의 유가족과 동료들도 월북 징후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 측 입장이 엇갈린 것과 관련해 전해철 국회 정보위원장은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비공개 보고를 받은 후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나온 이야기나 정보 자산에 의해서 수집된 자산에 의하면 월북으로 보이는 여러 가지에 대한 관계기관 이야기가 있었지만, 최종적인 판단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자진 월북설'에서 한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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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해철 정보위원장은 우리 군의 월북에 대해 "최종적인 판단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또 시신을 불태웠다는 분석에 대해서도 사태를 더 파악할 예정이라고 했다. 지난 24일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연평도 인근 실종 공무원 북한 피격 사건 관련 보고하는 안영호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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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신 불태웠다' 분석은 우리 군의 착각? 북한의 고의적 은폐?

국방부는 전날(24일) 브리핑에서 기진맥진한 상태인 이 씨를 북측이 22일 오후 3시 30분쯤 발견해 당일 오후 9시 40분쯤 사살했다고 밝혔다. 또 시신에 기름을 붓고 불태워 오후 10시 11분에 불꽃이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한 서욱 국방부 장관도 북한군이 방독면을 썼던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코로나 감염에 대한 조치를 한 것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시신을 불태웠다는 점은 확실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이날 통지문에는 이 같은 내용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시신은 불태우지 않았고 바다로 빠졌으며, 부유물을 태웠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북측은 "사격 후 아무런 움직임도, 소리도 없어 10여m까지 접근하여 확인 수색하였으나 정체불명의 침입자는 부유물 위에 없었으며 많은 양의 혈흔이 확인되었다"고 했다. 이어 "침입자가 타고 있던 부유물은 국가비상방역 규정에 따라 해상 현지에서 소각하였다"고 했다.

또, 군 당국은 이 씨가 북한군이 밧줄로 묶어 해상에서 육지로 끌고 가다가 밧줄이 끊어지면서 이 씨를 놓쳤고, 수색 끝에 다시 찾아 사살했다고 보고했지만 북측 통지문에는 이 같은 정황이 담겨 있지 않았다.

우리 정부와 북한의 엇갈린 주장에 누리꾼들은 "청와대랑 국방부에서 가짜 뉴스 만드네. 알아서 먼저 월북 했다고 했는데 파보니 그게 아니네" "결국 월북도 코로나도 아니였다. 부유물만 태웠다고 한다. 국방부 내용은 뭔가"라며 정부에 비판적인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정치권 역시 우리 정부에 분명한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리가 취득한 정보에 대한 분석과 판단이 잘못됐다든지, 아니면 북한이 통지문에서 해명한 게 거짓이든지 둘 중 하나인 것이냐"고 지적했다.

전 위원장은 "사체 부분이 소각대상이 아니라고 했기 때문에 사체가 어떻게 됐는지에 대한 (정보위 의원들의) 문제제기가 있었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국정원도 필요하다고 했는데 국정원에서 그렇게 하겠다는 입장을 정한 것은 아니어서 관계기관 논의 과정에서 이야기를 충분히 참고해서 노력하겠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 역시 "우리군의 첩보를 종합한 판단과 일부 차이가 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조사와 파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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