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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 39개, 탄약 28개 찾아낸 '쥐'… 용감한 동물상 금메달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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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간 축구장 20개 면적 지뢰밭 탐지

폭발물 냄새 감지, 땅 긁어 발견 알려

사람 최장 4일 걸릴 일 20분이면 끝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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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동물상 금메달을 목에 건 마가와. [PDSA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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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한 마리가 땅에 코를 박고 무언가를 찾고 있다. 사람은 출입이 금지된 구역 안에서 거침 없이 활보 중이다. ‘킁킁’. 갑자기 멈춰선 쥐가 땅을 긁기 시작하면 이를 멀리서 지켜보던 사람들이 긴장한다. 쥐가 ‘지목’한 이 곳엔 지뢰가 매설돼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마가와는 또 한 번 지뢰의 피해로부터 누군가를 구한다.

25일(현지시간) BBC,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마가와란 이름의 이 쥐는 이날 영국 동물보호단체 PDSA가 수여하는 ‘용감한 동물상’ 금메달을 받았다. 지금까지 쥐가 이 상을 받은 건 처음이다. 마가와는 지난 7년간 캄보디아에서 지뢰 39개, 미폭발 탄약 28개를 찾아낸 공로를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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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와가 지뢰밭에서 지뢰를 찾고 있다. 마가와는 지난 7년간 39개의 지뢰와 28개 의 탄약을 찾아낸 공로로 설치류 중에 최초로 PDSA가 수여하는 용감한 동물상 금메달을 받았다. [PDSA 홈페이지 캡처]



PDSA는 “캄보디아에 있는 치명적인 지뢰를 제거하고 헌신적으로 생명을 살린 공로로 금메달를 수여한다”고 밝혔다. 캄보디아에는 1970~1980년 내전 당시 매설된 지뢰 600만 개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외신은 전했다.

올해 7세인 마가와의 종은 ‘아프리카 자이언트 두더지붙이쥐’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보통의 쥐보다 몸집이 크다. 몸무게 1.2kg, 몸길이 70cm 정도다. 하지만 쥐는 다른 동물에 비해 워낙 가벼워 지뢰 위로 다녀도 지뢰가 폭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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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을 목에 걸고 음식을 먹고 있는 마가와. [PDSA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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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와는 탄자니아에 있는 벨기에 자선단체인 아포포(APOPO)에서 훈련받았다. 이 기관은 1990년대부터 '히어로렛(HeroRAT)'이란 명칭의 지뢰 탐지 동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동물들은 보통 1년 간의 훈련 기간을 거쳐 지뢰 탐지 자격을 얻게 된다.

쥐들은 지뢰 안의 폭발성 화학물질의 냄새를 감지한다. 폭발물을 발견하면 땅을 긁어서 사람들에게 신호를 보내도록 훈련받는다. 아포포 관계자는 “쥐들은 뛰어난 후각과 기억력으로 지뢰를 탐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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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와가 함께 일하는 동료 품에 안겼다. [PDSA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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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와는 훈련 과정에서도 단연 우등생이었다고 한다. 다른 쥐들은 1년이 걸리는 훈련을 9개월 만에 통과했다. 실적도 최고인 ‘폭발물 탐지 요원’이다.

마가와는 20분이면 테니스 코트 크기의 지뢰밭을 수색한다. 동일한 임무를 사람이 할 경우 1~4일이 걸린다고 한다. 지난 7년 동안 마가와가 탐지한 땅의 면적은 축구 경기장 20개에 달한다.

지뢰제거 비영리기관 헤일로 트러스트에 따르면 캄보디아는 1979년 이후 지뢰 폭발로 6만40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중 2만5000명이 팔·다리를 잃는 사고를 당했다.

PDSA 관계자는 “쥐는 금속탐지기보다 지뢰를 훨씬 빨리 찾는다. 다른 금속들은 무시하고, 폭발물 냄새만 맡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용맹한 마가와는 곧 은퇴를 앞두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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