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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文정부 임대사업 장려 틈타…한명이 753채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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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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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서울의 임대사업자가 3배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엔 무려 753채의 주택을 보유한 임대사업자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지난 3년여간 급증한 임대사업자들이 집을 대거 사들이면서 현 정부 들어 집값 상승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7·10대책에서 부랴부랴 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을 대거 없앴다. 그런데 이 7·10대책 이후엔 임대사업자들이 민간임대를 줄이면서 전세난에 한몫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5일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임대사업자 수는 2016년 6만848명에서 2020년 6월 말 17만1947명으로 증가했다. 이들이 보유한 임대주택 수는 2016년 22만1826채에서 2020년 6월 50만4420채로 늘었다. 이들을 연령대별로 나눠보면 2020년 6월 기준으로 50대가 5만838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4만2435명으로 뒤를 이었다. 40대는 3만8062명, 70대 이상은 2만1122명으로 나타났다. 30대 임대사업자 수는 1만6603명에 달했으며 20대는 2745명이 임대사업자로 등록돼 있었다. 10대는 112명, 10세 미만 임대사업자도 30명에 달했다. 증가폭이 가장 큰 연령대는 70대와 60대 임대사업자로 2016년과 비교해 3년 반 만에 각각 3.1배, 3.4배 늘었다.

전국의 임대사업자 수도 큰 폭으로 늘었다. 2016년 17만1223명이던 사업자 수는 2017년 23만여 명, 2018년 39만여 명, 2019년 45만여 명을 거쳐 2020년 6월에는 49만여 명에 달했다. 전국의 임대주택 수는 같은 기간 55만채에서 147만채로 늘었다.

올해 6월 기준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임대주택을 보유한 임대사업자는 753채를 등록한 서울 서초구 A씨(59)로 확인됐다. 2위는 591채를 등록한 서울 강서구의 B씨(49), 3위는 586채를 등록한 서울 마포구 C씨(42)다. B씨와 C씨는 지난해 주택보유수 1, 2위였지만 올해 새로 등장한 A씨에 의해 2, 3위로 밀려났다. 전국의 10대 가운데 가장 많은 임대주택을 보유한 D씨(11)는 19채를, 20대 E씨(29)와 30대 F씨(32)는 각각 191채와 226채를 갖고 있다.

전국 임대주택 등록 상위에 속한 임대사업자 30명이 갖고 있는 주택 수는 총 1만1836채, 평균 394.5채다. 또 주택보유 수 최상위 1%에 속한 임대사업자 4794명은 전체 등록 임대주택의 17.4%인 25만3121채를 보유하고 있으며, 주택보유 상위 10%에 속한 사업자 4만4756명은 전체 임대주택의 절반(51.1%)인 74만4563채를 갖고 있다.

임대사업자 수가 급증한 이유는 현 정부의 민간임대사업 활성화 정책 때문이다. 정부는 2017년부터 임대사업자로 등록 시 취득세와 재산세 감면혜택 일몰기한을 2021년까지 연장하고 건강보험료 등의 부담도 낮춰줬다. 8년 이상 장기임대주택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대상에서 배제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 70% 적용, 종부세 관련 혜택을 줬다. 이 때문에 임대소득 노출 등의 부담으로 임대사업자 등록을 미루던 개인들이 앞다퉈 임대사업자 등록을 했다. 이후 임대사업자에 주어진 혜택을 노린 갭투자자들이 몰리며 아파트 값이 급등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났고 정부는 지난 7월 임대사업자 등록 혜택을 폐지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임대사업자들이 보유 중이던 주택을 시장에 내놓기 시작하면 전세 물량 부족으로 전셋값이 상승하는 등 또 다른 부작용이 예상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갭투자자는 단속해야겠지만 지나친 혜택 축소는 민간임대사업 위축으로 이어져 서민 주거 공급이 줄어들고 건설경기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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