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부산 코로나 방역 또 뒷북… 택시기사 확진, 하루 뒤 공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뒤늦게 차번호 알리고 “탑승자, 검사받으라”

“29시간 동안 ‘조용한 감염’ 방치”

'거리두기 2단계' 2주 연장

조선일보

코로나./일러스트=이철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부산시 보건당국은 25일 비대면 코로나 브리핑을 열고 “부산400번 확진자는 개인택시 기사로 접촉자 파악 및 운행동선 파악이 어려워 택시번호를 공개한다”고 25일 밝혔다. 이 환자는 지난 23일 진단 검사를 받았고 24일 오전 확진됐다. 시 보건당국은 24일 오후 코로나 프리핑에서 이 환자의 확진 사실을 발표했다.

이 때는 “부산400번 환자가 의심증상으로 보건소 선별진료소 검사 후 확진, 감염원 조사 중”이라고 했다. 감염원이 불분명한 확진자라고만 했지 택시기사인지 아닌지에 대한 얘기는 하지 않았다. 그러다 25일 오후 브리핑에서 “개인택시 기사”라며 ’35바1108′이란 차 번호를 공개하고 “9월13~21일까지 이용한 사람은 가까운 보건소에서 검사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확진 발표 후 29시간 가량이 흐른 뒤였다. 그동안 이 택시 기사가 손님으로부터 감염됐다면 그 손님이 다른 사람들에게 또 옮겼을테고, 기사로부터 코로나가 옮겨진 승객이 있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전파했을 거란 추측이 가능하다. 그런데도 이에 대한 즉각적인 조치는 않고 있다가 29시간 후에 했다.

감염병 전문가가 아니어도 ‘방역은 감염 전파 차단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중요한 일’이라 생각할텐데 하루 이상을 흘려보내 버린 것이다. 때문에 시청 주변에선 “3차 대유행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위험하기 짝이 없는 ‘뒷북 방역’, ‘행정 편의 방역’이 계속돼 불안하기 짝이 없다"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시 보건당국의 ‘뒷북 방역’은 이번 만이 아니다. 지난달 28일 시작, 부산·경남·울산 등지에서 70여명이 확진된 다단계·방문판매·투자 및 사업설명회 등 오피스텔발 집단감염 사태가 거의 한 달이 다 돼가는 지난 23일에야 다단계 투자·사업설명회 전체에 대한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발동했고, 북구 고깃집 역학조사와 방역대응도 뒤늦어 첫 확진자가 나온 일주일이나 지난 21일에서야 진상을 확인했다. 이 고깃집 연관 확진자는 모두 16명에 이른다.

또 지난 20일엔 동아대 부민캠퍼스 학생 1명(부산379번)을 ‘부산 관할’인데 ‘경남 관할’로 잘못 발표해 환자 번호를 21일 부여해 사실상 하루 동안 방역 대상에서 누락시켜 접촉자 파악 등 대응을 늦어지도록 만들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시 보건당국의 방역 대응 판단이 자기 편의 위주로 이뤄지다보니 코로나보다 늘 2~3발짝씩 늦어지는 것", “보건당국의 '뒷북 방역’이 감염원 불분명 사례 나 당국 스스로 얘기하고 있는 ‘조용한 감염’ 확산을 초래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분석을 하기도 한다.

시 보건당국은 또 25일 “동아대 부민캠퍼스 학생 1명이 추가로 확진돼 이 캠퍼스 학생 확진자가 모두 14명이 됐다”고 말했다. 이날 2명의 환자가 추가로 나와 부산의 누적 확진자 수는 404명이 됐다. 부산시는 이날 추석연휴가 코로나 재확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이에 대비하기 위해 27일 0시부로 종료될 예정이었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10월 11일까지 2주간 연장하기로 했다.

[박주영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