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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는 사슴에게도 힘들다… 관광객 줄자 굶주림에 뼈만 앙상한 사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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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림에 뼈가 드러나 보일 정도로 마른 사슴. 산케이신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사슴에게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관광객이 크게 감소하자 이들로부터 ‘센베이’(일본 건과자·이하 과자)를 받던 사슴 중 일부는 기아 상태에 빠져 힘든 나날을 보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산케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 나라시 나라공원 주변에는 약 1300마리의 사슴이 서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슴이 도시에서 사람과 어울려 살 수 있는 건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 소중한 관광자원이기도 하다. 나라공원에는 사슴을 보기 위해 연간 1300여명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데 1년간 관광객이 공원에서 구매하는 과자는 무려 2000만장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원에는 사슴 보호시설이 있지만 수용은 약 400마리 정도에 불과하다. 이에 900여 마리는 스스로 먹잇감을 구해야 하는데 주로 관광객이 준 과자에 의존한다고 한다. 이에 과자 판매소 근처에는 관광객을 기다리는 사슴들로 항상 붐볐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관광객이 줄자 사슴들의 생활에도 변화가 생겼다.

홋카이도대(보전 생태학과)와 ‘나라 사슴 애호회’가 실시한 조사에서 따르면 공원에 머무는 사슴 수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전인 1월은 전체 사슴 중 71.9%가 중심에 모여 있던 반면 코로나19가 절정에 달한 6월에는 50.2%로 감소했다.

조사에 참여한 대학 조교는 “사람에게 먹이를 얻을 기회가 줄어들자 먹잇감(잔디)을 찾기 위해 공원을 벗어난 사슴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온종일 잔디에 앉아 되새김질하는 사슴이 1월 19%에서 6월 59.1%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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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에 앉아 되새김질하는 사슴 모습. 산케이신문


반면 먹이를 구하지 못해 뼈만 앙상하게 남은 사슴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 조교는 “나라 국립 박물관 주변에는 많은 관광객이 찾았던 반면 먹잇감인 풀은 부족해 먹이를 찾아 배회하는 사슴이 있었다”며 “이러한 개체 중 일부는 ‘센베이 중독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선 조사에서 하루에 과자 200개 이상을 먹던 사슴도 있던 것으로 전해졌는데 사람으로부터 먹이를 받아먹는 게 습관이 돼 변화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편 스스로 먹잇감을 찾아 나선 사슴에겐 관광객 감소가 되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라 사슴 애호회 마리코 리 수의사는 “사슴이 과자를 많이 먹어 장내 세균 균형이 무너지면서 묽은 변을 보는 경우가 많았다”며 “풀을 뜯어 먹는 사슴이 증가하면서 묽은 변 관찰이 줄었다. 이는 사슴 건강에 긍정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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