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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다고 상가월세 내려줬는데…보증금은 꼭 올릴것”…뿔난 임대인[부동산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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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임차인 보호 내세운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

임대인 고정비 인하 없이, 수익만 줄여라 논란

임대료 인하 폭도, 기간도 불분명

다음 임차인에게 손실 전가 나타날 것

전세 대란 일으킨 정부, 이번엔 상가로

결국 법정 분쟁 증가 이어지나

[헤럴드경제=성연진·이민경 기자] “착한 임대인 운동을 해서 3개월간 30% 인하에 기꺼이 동참했어요. 그런데 혜택도 없고, 이걸 법으로 강제하다니요. 만약 새 임차인 들이면 보증금을 올릴 거에요” (상가임대인 A씨)

“노후 대책으로 구분상가 분양받은 이들은 보증금도 중요하지 않아요. ‘월세=생활비’거든요. 이 분들은 지금 너무 곤란한거죠. 자영업도 어렵지만, 의무화한다는 점에서 갈등이 커질 것은 뻔합니다”(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소장)

정부가 임대차법에 이어 상가 임차인 보호를 내세운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번지고 있다. 개정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1급 법정 감염병을 이유로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임대료 인하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법 시행 후 6개월 동안 연체 임대료가 발생해도 계약해지나 계약갱신 거절을 할 수 없다.

문제는 앞서 유예기간 없는 임대차법 시행으로 집주인·세입자간 갈등이 불거진 것처럼, 졸속 시행으로 인한 상업용 부동산 임대인과 임차인간 또다른 갈등과 분쟁이 예고된다는 점이다. 우선 임대료 인하폭과 기간이 제시되지 않아 해석의 폭이 지나치게 넓다. 임대인 입장에서도 세금 등 늘어난 고정비 감당이 쉽지 않아, 임대료 인상 등 기존 임차인에게 본 손실을 신규 임차인에게 떠넘기는 부작용도 예상된다. 임대차법 시행 이후 신규 거래에서 전셋값 상승이 나타나는 것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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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유동인구가 줄어든 건대입구역 먹자골목 상권의 모습[헤럴드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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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래도 월세 내렸는데…다음엔 5% 꼭 올릴 것” 뿔난 임대인업계는 당장 임대인과 임차인간 분쟁과 갈등 증가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난 2분기 서울에서만 자영업 폐업 건수가 2만건에 달할 정도로 생계형 자영업이 위협받는 상황이나, 임대인 역시 각각 처한 상황이 달라 일괄적으로 의무화한 데 따른 부작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월세외에 소득이 적은 은퇴한 상가 임대인의 경우,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박대원 소장은 “생계형 창업자 보호 취지는 좋지만, 임대인도 재산세와 대출이자, 보험, 수리비 등 고정비가 많다”면서 “이러한 것들이 부담되지 않는 건물주 임대인도 있겠지만, 노후 대비용으로 아파트 단지 내 상가 같은 걸 임대주고 있는 이들은 사실 희생을 강요할만큼 ‘가진 자’로 보기 어렵지 않나”고 말했다.

임대료는 수익률과 직결되기 때문에 사실상 건물이나 상가가격을 결정한다. 임대료를 내리면 평가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일괄적 인하가 쉽지 않다.

상가 임대를 주고 있는 B씨는 “재산세에 건강보험료도 올라 임대료 인하를 강제하면, 마이너스 상태가 될 것”이라며 “지금까지 재계약 시 5% 인상을 한 적이 십수년간 한번도 없는데, 이젠 인상도 하고 다음 임차인에겐 보증금도 올려받아야겠다”고 밝혔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임대인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면서 “임대인의 이익을 줄여 임차인에게 주는 것이 맞는 상황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임대인에게 인센티브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분쟁만 늘어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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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 앞 상가 모습[헤럴드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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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분쟁 늘어날 듯” 설익은 법 해석 다툼 여지 많아임대료 하한폭과 기간을 적시하지 않은 데 대한, 법정 분쟁 증가도 예고됐다.

김향훈 법무법인 센트로 대표변호사는 “개정안에 감액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으면서, 임대인이 감액을 거부할 경우 갈등은 법정에서 풀어야 하게 됐다”면서 “경제사정의 변동 사유가 구체화됐기 때문에 임차인으로선 감액 요구를 할 구체적 근거가 마련되긴 했으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매출이 어느정도 감소했는 지는 객관적 자료로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적정 감액 기간도 쟁점사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변호사는 “코로나의 영향은 전방위적이지만, 상가마다 이로 인한 매출 감소 및 회복 속도가 다를 수 있다”면서 “임대인도 임차인이 증액을 거부할 경우, 코로나로 타격을 받았던 상권이 회복됐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일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재산권 침해 논란도 이뤄질 전망이다. 박보영 법무법인 지평 건설·부동산팀 변호사는 “사유재산 침해나 경우에 따라서는 영업 자유와도 관련이 될 수 있다”면서 “실제 주택임대차보호법 이후로도 문의가 많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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