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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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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언론 “아베 계승한 스가, 한일관계 회복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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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중요한 이웃” 등 우호적 발언

징용 문제 언급하며 한국의 태도 변화 요구

단기간 관계 개선 가능성 크지 않아

헤럴드경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사진) 일본 총리가 지난 24일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하며 정상 간 소통을 시작했지만 일본 언론들은 스가 총리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을 계승한 만큼 양국 관계가 단기에 개선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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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24일 전화 회담을 하며 정상 간 소통의 시작을 알렸다.

일본 언론들은 25일 스가 총리가 일부 대화에서 한국을 배려하고 관계 개선 의지를 내비쳤다면서도일제 강점기 징용 문제를 언급하는 등 전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계승자라는 것을 확인시켜 양국 관계가 단기에 개선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가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한일 관계를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고 말했으며, 한국을 “서로에게 매우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언급했다. 특히 ‘매우 중요한 이웃 나라’라는 표현은 우호도가 한층 격상된 표현이다. 산케이(産經)신문은 지난 5월 발간된 일본 외교청서에서 3년 만에 한국을 ‘중요한 이웃나라’라고 밝힌데 이어 스가 총리가 ‘매우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언급해 한국에 대한 “배려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스가 총리는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과 관련해 문 대통령의 리더십을 평가하며 함께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의 협력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스가 총리가 징용 문제를 거론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스가 총리가 징용 문제를 꺼내며 “한국 측을 견제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첫 회담에서 징용 문제를 언급한 것에 대해 “일본이 양보하지 않는다는 자세를 강조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까지 한일 관계를 악화시키지 않겠다는 노림수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본 외무성의 한 간부는 징용 문제에 관한 일본 정부의 원칙이 새 정권에서도 전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에 말했다.

아사히(朝日)신문 역시 “(스가 총리는) ‘관계 개선은 한국의 대응에 달려 있다’는 아베 정권의 자세를 계승하고 있다”면서 “(관계가) 호전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실제 스가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다양한 문제에 대한 우리나라(일본)의 일관된 입장을 토대로 앞으로도 한국에 적절한 대응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갈 것”이라고 말해 관계 개선의 전제 조건으로 한국의 태도 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케이도 일본 정부의 한 고관이 “(문 대통령과) 오래 얘기해도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 등 일본 측이 양보할 여지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특히 전화 회담에 동석한 오카다 나오키(岡田直樹) 일본 관방부(副)장관이 회담 분위기를 전하며 “담담한 분위기에서 이뤄졌다”고 말한 것을 주목했다. 일반적으로 정상 회담 분위기를 전할 땐 ‘화기애애했다’, ‘격의 없는 분위기’ 등의 표현을 의례적으로 쓰는 점을 감안할 때 ‘담담한 분위기’는 이례적이란 것이다.

이날 회담에선 향후 한중일 정상회의에 맞춰 스가 총리가 한국을 방문하는 방안도 협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사히는 징용 문제에 대해서도 스가 총리가 관방장관 시설부터 엄격한 입장이어서 이 문제가 방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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