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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장타 펑펑 날리고 퍼트는 왼 손목 고정'…KPGA에 부는 디섐보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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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준. (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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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경기)=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 브라이슨 디섐보(미국) 열풍이 불고 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020~2021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디섐보처럼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는 것부터 왼쪽 팔뚝을 그립에 밀착시키고 퍼트를 하는 암록 퍼터, 웨이트 트레이닝 등 한국 선수들이 이전과 다른 변화를 직접 시도하고 있다.

2017년 PGA 투어에 데뷔한 디섐보는 ‘이단아’ 또는 ‘괴짜’로 불려 왔다. 미국 서던메소디스트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그는 모든 아이언의 길이를 가장 좋아하는 7번 아이언(37.5인치)과 똑같이 맞췄다. 백스윙과 다운스윙 궤도가 동일한 면을 만드는 원 플레인 스윙 등 과학적인 이론을 곁들인 다양한 시도를 했다. 처음에는 부정적인 시선이 많았지만 지금은 다르다. PGA 투어는 물론 KPGA 코리안투어에서도 디섐보를 벤치마킹하는 선수들이 많아졌다.

24일 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원) 1라운드가 열린 경기도 여주시 페럼클럽(파72). 페어웨이의 폭을 21m로 만들고 러프를 10cm 이상 길러 난도를 높였지만 티잉 그라운드에 선 대부분의 선수들은 드라이버를 잡고 강하게 티샷을 날렸다.

선수들이 3번 우드와 유틸리티 클럽이 아닌 드라이버를 선택한 이유는 디섐보처럼 공을 최대한 멀리 보낸 뒤 짧은 클럽으로 핀을 공략하기 위해서였다. 이번 대회 첫날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문경준(38)과 김성현(22), 이재경(21) 등이 이 전략으로 페럼클럽을 공략했다.

페어웨이를 벗어나 러프에 공이 들어가도 그린까지 거리가 짧아 공략에 어려움이 적은 만큼 선수들은 디섐보 전략의 효과를 봤다. 이번 대회 첫날 2언더파 70타를 적어낸 문경준은 “페어웨이를 놓치더라도 다음 샷을 편하게 공략하기 위해서는 티샷을 최대한 멀리 보내는 게 중요해 해저드나 벙커가 도사리고 있는 몇몇 홀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드라이버를 쳤다”며 “핀을 노릴 때 미들 아이언보다는 쇼트 아이언 그리고 웨지로 붙일 수 있는 확률이 높은 만큼 앞으로도 이 전략을 택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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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호가 암록 퍼터를 들고 퍼트를 하고 있다. (사진=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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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위에서도 디섐보처럼 퍼트를 하는 선수들이 많아졌다. 2016년과 2017년 제네시스 대상 수상자이자 KPGA 코리안투어 통산 7승을 차지한 최진호(36)는 2004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왼쪽 팔뚝을 그립에 밀착시키고 퍼트를 하는 암록 퍼터를 들고 나왔다.

최진호는 “왼 손목을 사용하지 않고 퍼트를 하기 위해 암록 퍼터로 연습한 적은 있지만 시합 때 들고 나온 건 처음”이라며 “디섐보가 US오픈에서 우승하는 걸 보고 이번 대회에서 처음 사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암록 퍼터는 일반 퍼터와 다르게 왼 손목을 확실하게 고정할 수 있어 직진성이 정말 좋다”며 “10m 이상의 롱 퍼트를 할 때 거리감만 익히면 디섐보처럼 그린 위에서 많은 버디를 잡아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암록 퍼터를 사용하지 않아도 디섐보처럼 왼 손목의 사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핸드 퍼스트를 하고 퍼트를 하는 선수들도 많아졌다. 핸드 퍼스트란 어드레스 때 공보다 왼손이 앞으로 나가게 하는 것이다. 이븐파 72타로 이번 대회를 시작한 이유호(26)는 “디섐보처럼 왼 손목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핸드 퍼스트를 하고 있다”며 “새로운 퍼트 방식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만큼 남은 라운드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또 하나의 변화는 이재경을 비롯해 문경준, 박은신(30) 등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대회 기간에 운동을 하는 선수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회 기간은 물론 시즌 중에 운동을 하는 선수들은 많지 않았다.

이재경은 “그동안 대회 기간에 하는 운동이 플레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다르다”며 “디섐보처럼 운동을 꾸준히 한 뒤로 성적이 더 좋아진 것 같다. 한 시즌이 길고 선수 생활을 오래하고 싶은 만큼 앞으로도 운동을 적절히 병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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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호가 핸드 퍼스트를 유지한 채 퍼트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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