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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테슬라ㆍ니콜라 '시련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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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속 빈 '배터리 데이'로 주가 10% 폭락
中 부품 고율 관세 부과 취소 소송전도 돌입
'사기 논란' 니콜라, 수소충전소 구축 협상 중단
한국일보

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탈루마의 한 충전소에 테슬라 전기차가 주차돼 있다. 페탈루마=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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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장밋빛 전망만 가득했던 미국 차세대 자동차 산업의 대표 주자 테슬라와 니콜라가 나란히 시련의 계절을 맞았다. 투자자들의 기대에 턱 없이 못 미치는 사업계획 발표로 테슬라의 주가는 하루 만에 10%나 빠졌고, ‘제2의 테슬라’로 각광 받던 니콜라는 사기 논란이 계속되면서 사업 추진에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다.

테슬라는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됐던 ‘배터리 데이’ 행사 다음날인 23일(현지시간) 주가가 전날보다 10.34% 급락한 380.36달러에 장을 마쳤다. 더 저렴한 전기차 생산을 위해 발표한 여러 생산ㆍ제조 개발 계획에 투자자들이 실망한 영향이 컸다. 투자 자문사 번스타인의 토니 사코나히는 “목표는 오래 걸리고 단기 결과물은 부족했다”는 말로 배터리 데이를 혹평했다. 다수의 증권사들도 알맹이 없는 배터리 데이 결과와 세계 경제 불황 전망을 감안해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33개 증권사 평균 목표가(305달러)는 105달러나 낮아졌다.

여기에 정부와의 소송이란 악재까지 겹쳤다. 테슬라는 이날 중국산 부품에 붙는 관세 조치 철회해 달라며 미 무역대표부(USTR)를 뉴욕 국제무역법원(CIT)에 제소했다. 모델3 전기차 제조에 사용되는 중국산 디스플레이 부품 등에 25%의 고율 관세를 매기는 것은 불법이라는 주장이다. 미 정부는 2018년 7월 중국과 무역전쟁을 시작하면서 중국산 첨단산업 부품 등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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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소전기차 기업 니콜라가 시제품을 선보인 픽업트럭 배저는 협력사인 제너럴모터스가 2022년말 생산하기로 한 제품이다. 니콜라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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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후발 격인 수소전기차 업체 니콜라는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사기 논란에 휘말린 창업자 트레버 밀턴이 회장직을 사임한 데 이어 수소충전소 구축을 위한 협력사와의 협상도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니콜라는 영국 에너지기업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등 몇몇 잠재적 협력사들과 수소충전소 구축 협상을 진행 중이었으나 보고서 파문으로 최근 모든 협상이 보류됐다. 충전소는 수소전기차 보급을 위한 필수 과제에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또 니콜라를 사기업체라고 저격하며 논란의 단초를 제공한 공매도 업체 힌덴버그 리서치의 설립자 네이선 앤더슨은 이날 WSJ 인터뷰에서 “니콜라에 대해 더 많은 나쁜 뉴스가 등장할 것”이라며 추가 의혹을 제기해 폭로 내용에 따라 타격 강도가 더 세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니콜라가 고평가 된 경향은 있으나 당장 모든 협력 관계가 끊어지진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기존 협력사 제너럴모터스(GM)와 보쉬는 여전히 니콜라 편에 서 있는 상태다. WSJ는 “(충전소 구축과 관련해) 잠재적인 협력사들이 정밀 조사를 강화하며 협상 진전을 꺼려하고 있다”면서도 “대화 여지는 남아 있다”고 전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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