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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맥 못 추는 실사 영화 ‘뮬란’… OTT 시장선 대박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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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개봉 7일째 누적 관객수 18만여명

코로나 감안해도 ‘알라딘’ 등과 비교 못해

주연 류이페이의 친중 발언 등 숱한 논란

믿었던 中서도 전쟁물 ‘팔백’에 밀려 고전

디즈니, 美서 OTT 전격 공개… 초반 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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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뮬란’에서 주인공 뮬란으로 분한 류이페이(유역비). 지난해 홍콩 민주화 시위 당시 친중 발언으로 영화 보이콧 논란을 자초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극장가에 내걸린 디즈니 실사 영화 ‘뮬란’이 숱한 논란에 혹평을 받으면서 맥을 못 추고 있다. 실사화의 실패 사례로 남을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에선 큰 성공을 거둘지 주목된다.

24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개봉 7일째인 전날 이 영화의 누적 관객 수는 18만여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란 전대미문의 위기 상황을 감안해도 ‘라이온 킹’, ‘알라딘’ 등 디즈니의 다른 실사 영화에 비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날 개봉한 한국영화 ‘디바’와 ‘검객’에 밀려 박스 오피스 순위는 2위에서 4위로 떨어졌다.

박스 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전 세계 흥행 수익은 5700만달러(약 667억원)다. 코로나19 사태로 20개 국가에서만 개봉한 상태다.

영화는 제작비 2억달러를 들여 명작 애니메이션 ‘뮬란’(1998)을 실사화해 기대를 모았지만 개봉 전부터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중국 정부의 위구르족 인권 탄압이 자행된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촬영한 데다 주연 배우 류이페이(유역비)의 친중 발언이 도마 위에 오르며 보이콧 운동으로 이어졌다. 류이페이는 지난해 8월 홍콩 민주화 시위 당시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 “홍콩은 부끄러운 줄 알라”며 홍콩 경찰을 지지하는 글을 올려 논란을 자초했다.

뚜껑을 열어 보니 중국 무협 영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설산, 황궁에서의 액션 장면은 압권이지만 원작과 달리 뮬란이 무예 재능을 타고난 영웅으로 묘사돼 시진핑 국가주석의 ‘중국몽’(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색채가 짙다. 새롭게 등장한 마녀 시아니앙(공리) 캐릭터는 여성이 핍박받았던 역사, 여성들의 연대를 강조하는 듯하지만 단조로워 아쉽다. 수호신 무슈가 말없이 뮬란 곁을 맴도는 불사조로 대체되며 웃음 코드도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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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뮬란’의 한 장면. 원작과 달리 뮬란(류이페이·가운데)이 무예란 재능을 타고난 영웅으로 묘사돼 중국 정부의 ‘중국몽’ 색채가 강하게 느껴진다.


영화는 믿었던 중국에서도 고전하고 있다. 니키 카로 감독은 신화통신 인터뷰에서 “‘뮬란’은 여러모로 중국에 보내는 연애편지”라며 노골적으로 기대감을 드러냈지만 개봉 첫 주 2320만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그쳤다. 예상치 3000만∼4000만달러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중국 전쟁 영화 ‘팔백’이 중국을 넘어 세계 박스 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19 확산이 원인이라기보다 영화가 중국 관객들 구미를 당기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팔백’은 지난달 21일 개봉해 한 달간 29억1000만위안(약 4990억원)이란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이제 남은 건 OTT 시장이다. 디즈니는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극장을 건너뛰고 ‘뮬란’을 자사 OTT 디즈니플러스로 독점 공개했다. 디즈니플러스에서 ‘뮬란’을 보려면 월 구독료 6.99달러에 29.99달러를 추가로 내야 한다. 시도는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 가입자 약 900만명이 ‘뮬란’을 봐 2억6100만달러를 벌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불법 다운로드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미 경제 매체 포춘은 “카로 감독의 중국에 대한 사랑은 짝사랑인 것 같다”고 지적하며 “‘뮬란’이 디즈니플러스에 공개된 지 몇 시간 만에 전 세계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에 등장했고, 중국에선 3일간 25만번 넘게 다운로드됐다”고 중국에서 흥행이 저조한 이유를 분석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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