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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조슈아 웡 체포 3시간 만에 석방…“계속 저항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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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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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인물인 조슈아 웡(24)이 24일 홍콩 당국에 체포됐다가 3시간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웡은 풀려난 직후 “어떤 일이 일어나도 계속 저항할 것이며 홍콩인들이 굴복하지 않는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dpa통신은 조슈아 웡이 체포 3시간 만에 풀려났으며 ‘안전하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보도했다.

앞서 AFP통신 등은 웡의 변호인을 인용해 “웡이 24일 오후 1시쯤 홍콩 중앙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중에 체포됐다”면서 “2019년 10월 5일 일명 ‘복면금지법’에 반대하는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체포된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홍콩에서는 송환법(범죄자 인도 법안) 반대 시위가 이어지고 있었다. 특히 홍콩 정부가 같은 달 5일 0시부터 공공집회나 시위에서 마스크와 가면 등의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을 시행하기로 하면서 시위가 더욱 과열됐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해 11월 홍콩 고등법원이 ‘복면금지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지만, 올해 4월 상고법원에서 이를 뒤집고 최종 합헌 결정을 내렸다”면서 “이번에 웡을 체포한 것은 이 판결에 근거한 것”이라고 전했다.

웡은 홍콩 당국과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눈엣 가시’같은 존재다. 그는 2014년 홍콩 행정장관 완전 직선제를 요구하면서 79일 동안 대규모 시위를 이끌면서 ‘우산 혁명’의 주역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당시 18세의 나이에 하루 최대 50만 명이 참여한 시위를 주도해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우산 혁명은 당시 시위대가 우산으로 경찰의 최루액 등을 막아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후 국제적으로 지명도가 높아진 웡은 지난해 송환법 반대 시위 때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의회가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홍콩인권법)을 통과시킬 것을 촉구해 중국 정부에 ‘미운털’이 박혔다.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웡에 대해 “중국인 신분으로 사방팔방 다니면서 중국에 대한 내정 간섭을 외국에 구걸하고 다니는 자”, “반중란항(反中亂港·중국을 반대하고 홍콩을 어지럽힘)을 꾀하고, 외국 세력을 등에 업고 날뛰는 자” 등으로 규정했다.

이날 홍콩 당국이 웡을 보석으로 석방했지만, 언제든지 다시 체포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이번에는 ‘복면금지법’을 적용했지만, 다음에는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할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웡 역시 홍콩보안법 시행 전부터 자신이 ‘1호 체포자’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홍콩보안법은 분리주의, 국가 전복, 테러, 외세와의 유착 등을 범죄로 규정해 최장 30년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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