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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감찰 진행' 이상직 탈당에 허탈…"징계회피성 탈당 불이익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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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24일 자진 탈당 선언하자 당 지도부 '당혹'

윤리감찰단 조사내용 당 윤리심판원으로 넘겨 탈당자에 대해서도 징계 판단하기로

뉴스1

대량해고 사태로 국민적 공분을 산 이스타항공의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오후 탈당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 원은 당 윤리감찰단 조사대상에 올라 제명 조치가 임박하자 스스로 탈당을 선언했다. 탈당을 해도 무소속으로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2020.9.24/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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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자진 탈당을 선언하자 민주당이 징계회피성 탈당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당 지도부는 이같은 탈당 사례가 당 기강 확립을 저해한다고 판단, '잠시만 당을 떠났다가 돌아오겠다'는 징계 회피성 탈당에 불이익을 주는 당헌·당규 개정을 추진한다.

당 핵심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당무위에서 윤리감찰단의 세부 규정들을 만들어갈 것"이라며 "징계가 결정되기 전에 자진 탈당해 버릴 경우 복당시 불이익을 줘야 하며, 당 기강을 확립하고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관련 규정을 촘촘히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상직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잠시만 당을 떠나겠다"고 탈당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이스타항공과 그 직원들의 일자리를 되살려놓고, 저에 관한 의혹을 소명하고 다시 되돌아오겠다"고 복당 의지까지 밝혔다.

당의 제명 조치가 임박하자 자진 탈당으로 선수를 치면서, 이 의원을 조사 중이던 당 윤리감찰단도 활동을 종료하게 됐다. 민주당은 허영 대변인이 "이상직 의원 탈당에 대해 국민과 당원들에 송구하다"고 입장을 냈다.

이에 민주당은 윤리감찰단 조사를 받던 대상 의원이 탈당함으로써 당의 공식적인 징계를 회피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 마련을 검토하기로 했다. 징계를 회피하고자 탈당하는 경우 추후 복당 심사에서 일정한 불이익을 주는 내용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지난 16일 당 윤리감찰단을 출범하면서 이낙연 대표가 '민주당의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라고 힘을 실은 만큼,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와 주요 당직자의 부정부패 등에 더욱 엄격히 대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부동산 투기의혹을 받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의원을 신속히 제명한 이 대표는 당의 기강을 엄격히 확립해 국민들에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은 윤리감찰단에서 조사하던 이 의원 문제를 당 윤리심판원으로 회부하는 안도 검토 중이다. 탈당했다 하더라도 윤리심판원이 징계 사유의 해당 여부 등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야당으로부터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을 피하려면, 당이 명확히 이 의원에 대한 판단을 내려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맞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 당규의 윤리심판원 규정 제 19조에 따르면, 각급 윤리심판원은 탈당한 자에 대해서도 징계사유의 해당 여부와 징계시효의 완성 여부를 조사할 수 있다. 또한 심판원은 징계사유가 인정되는 사실을 명시해 당원자격심사위원회에 통지해야 하고, 당원자격심사위원회는 해당자의 복당 등을 심사할 때 위 결정의 취지를 반영해야 한다.

같은 규정 제18조에 따르면, 징계절차가 개시된 이후 해당 사안의 심사가 종료되기 이전에 징계를 회피할 목적으로 징계혐의자가 탈당하는 경우 각급 윤리심판원은 제명에 해당하는 징계처분을 결정하고 그 내용을 사무총장에게 통지하게 돼 있다.

이를 통해 '탈당원 명부'에 '징계를 회피할 목적으로 탈당한 자'로 기록해야 한다. 또한 현행 민주당 윤리규범 12조에 따르면, 제명된 자 또는 징계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탈당한 자는 제명 또는 탈당한 날로부터 5년간 복당 심사를 진행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한편, 야당은 이 의원 탈당에 대해 일제히 비판 논평을 냈다.

국민의힘은 황규환 부대변인이 "민주당 역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징계와 처벌이 아닌, 탈당으로 꼬리자르기를 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정의당은 조혜민 대변인 논평을 통해 "잠시만 탈당이라고 하니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다"고 유감을 표했다. 조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상직 의원의 차후 복당 선언에 대해 단호하게 선을 긋고 의원직 박탈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seei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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