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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국민銀 채용갑질 논란 일파만파…청와대 청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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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이 하반기 신입 행원을 뽑는 서류전형 단계에서 과도한 조건을 요구했다는 비판을 받아 채용 공고를 일부 수정했지만 논란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모습이다. 24시간 디지털 교육과 5장 분량의 보고서 등을 요구하는 등 '채용 갑질' 논란과 함께 수요가 많지 않은 독일어 성적 항목을 만들어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코로나 시기, 취업에 힘겨워하는 취준생을 두 번 죽이는 국민은행의 채용의혹을 조사해주십시오"라는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취업준비생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갑작스런 채용 전형 변경은 자소서와 필기시험을 기반으로 준비해온 취준생들에게 버거워 더욱 갑질로 받아들여졌다"며 "이조차도 디지털 시대에 변화하려는 기업의 치열한 몸부림이라고 이해하려 했지만, 가장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부분은 어학성적 입력란"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22일 공고한 신입행원(L1) 채용 공고에서 전에 없던 '디지털 사전과제 제출'과 '디지털 사전연수(TOPCIT)', 'AI(인공지능) 역량검사' 등 조건을 서류전형에 포함시켰다. 사전과제를 위해선 국민은행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후 문제점이나 개선 방향 등의 내용을 3~5페이지 보고서로 작성해야 하고, 사전연수 이수에는 총 24시간이 필요해 과도한 조건이 아니냔 비판을 받았다.

특히 외국어 관련 점수 기재란에 영어, 중국어, 일본어 외에 독일어 점수를 기재하는 항목에 취준생들은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청원인은 "취준생들 사이에서 독일어 능력을 갖춘 유력집안의 자제를 뽑기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닐까란 얘기가 돈다"고 주장했다.

해당 청원은 24일 오전 1400여명의 동의를 받아 관리자가 공개를 검토중이다.

국민은행은 향후 해외 파견시 참고하기 위해 독일어 등 특이한 언어능력 항목을 보려 했다는 입장이다. 논란이 계속되자 23일 오후 공고를 일부 수정해 사전과제와 연수는 1차 면접 대상자에 한해 진행하도록 했다. 또 외국어 사항에 정해진 언어 없이 자유롭게 기입할 수 있도록 했다.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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