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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우리기술로 만든 ‘K-양극재’… 전기차 배터리 시장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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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양국 한양대 교수팀이 개발

‘리튬 2차전지’ 양극재 주목

전기차 가격 20% 차지하는 양극재, 효율성에 따라 주행거리도 달라져

‘NCX양극재’ 주행거리-수명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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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2차전지 소재 전문가인 선양국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 선 교수팀이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리튬 2차전지용 ‘NCX 양극재’는 전기차의 주행거리와 수명은 늘리고 가격은 낮출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한양대 제공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권위를 인정받는 에너지 분야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에는 22일(한국 시간) 전기차 배터리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원천기술 연구결과가 실려 글로벌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해당 연구의 주인공은 선양국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팀. LG화학 등 국내 배터리 분야 산학이 함께하는 한양 배터리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는 선 교수는 1회 충전으로 600∼700km 주행이 가능하고, 20년 동안 사용해도 90% 이상 성능이 유지되는 차세대 리튬2차전지(배터리) 양극재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기술은 배터리 용량은 늘리면서도 제작단가와 무게는 줄여 전기차 시장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킬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전기차의 진화는 배터리의 진화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양극재는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것이란 점에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 전기차 미래 결정할 배터리 양극재

양극재 연구의 중요성을 이해하려면 먼저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필요하다. 배터리는 전기자동차 원가의 40∼50%를 차지하는 전기차의 핵심 부품이다. 배터리는 다시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등 4가지 핵심 소재로 구성된다. 이 중 리튬 금속산화물로 구성된 양극재는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와 수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배터리 원가의 40∼45%를 차지한다. 결과적으로 양극재는 전기차 가격의 20%를 차지하며 그 효율성에 따라 전기차의 1회 충전당 주행거리 및 차량 수명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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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배터리의 에너지밀도는 양극재 내부의 니켈 함량과 비례한다. 이 때문에 최근 배터리 업계는 니켈 함량을 높여 전기자동차 주행거리를 향상시키는데 초점을 맞춰왔다. 하지만 니켈 함량이 높아진 상태에서 충전을 하면 양극재에 스트레스가 쌓여 양극재 입자 내부가 미세 균열을 일으키는 게 문제다. 특히 마지막 20∼30%의 용량을 충전할 때 급격한 스트레스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로 인한 미세균열은 배터리 수명을 단축시키고 안정성도 떨어지게 한다. 이런 문제 때문에 현재 전기차용 배터리는 원래 용량의 70∼80%까지만 충전하고 나머지 용량은 사용하지 않게 설계하고 있는 실정이다.

○ “NCX 양극재로 K-배터리 선도”

선 교수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극재 원자배열 변환’과 ‘양극재 모양 최적화’에 주목해 왔다. 먼저 원자배열 변환은 양극재 원자 사이사이에 높은 산화수를 갖는 금속(Ta, Mo, Nb, W)들을 끼워 넣어 유도한다. 리튬과 전이금속의 원자가 서로 자리를 바꾸도록 ‘오더링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충전 시 발생하는 스트레스가 감소돼 원자 결정구조가 균열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충전 시 스트레스를 더욱 분산시킬 수 있는 ‘막대모양’의 양극재도 설계, 합성했다. 이 막대모양 양극재는 충전 스트레스를 완화·분산시켜 100% 충전 시에도 미세균열이 보이지 않았다.

선 교수팀은 이런 복합 기술을 통해 에너지 밀도는 높게 유지하면서도 수명은 더욱 안정적인 ‘NCX 양극재’를 개발했다. 니켈 포함률이 90∼95%에 이르지만 안정적으로 본래의 에너지밀도를 100%까지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버려지는 에너지가 없는 만큼 배터리의 무게와 가격이 줄어들게 된다. 연구팀은 “1회 충전으로 600∼700km 주행이 가능한데 2000회의 충·방전에도 초기 대비 90%의 안정적인 용량 유지율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를 20년 이상 사용해도 성능하락이 미미할 것이란 의미다.

선 교수팀의 양극재는 차세대 배터리라 평가받는 전고체 시스템에 사용 가능하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 간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에 액체 대신 고체 물질을 사용하는 배터리다.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화재와 폭발위험이 없고 같은 부피에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아직은 상용화되지 않은 기술이다 보니 많은 국가와 기업들이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목표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선 교수팀은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재의 충전 스트레스가 더 클 수 있는데 이 기술은 전고체 배터리에서도 똑같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선 교수는 “한국의 배터리 시장점유율은 세계 1등이지만 이를 구성하는 원천소재 점유율은 10%가 되지 않는 게 한계”라며 “이번에 개발된 양극재는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소위 ‘K-양극재’란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선 교수는 “이번 성과는 20년 동안 기초연구를 통해 문제를 파악하고 개선 노력을 이어온 덕분”이라며 “정부와 산업계의 지속적 투자를 통해 연구단계를 넘어 고성능 K-양극재의 개발과 상용화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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