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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안철수 날선 신경전 “경제 잘 몰라” “방향 잘못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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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안철수 ‘경제3법’ 정면충돌

조선일보

2016년 3월10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정치인생을 담은 '김종필 증언록' 출판 기념회에 참석하고 있다./오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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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정면 충돌하고 있다. 안 대표는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이하 경제3법) 개정안에 찬성한 김 위원장을 겨냥해 “방향을 완전히 잘못 잡은 법안인데 정무적 판단을 했다"고 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자유시장경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인식을 못하는 것 같다”며 안 대표를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에게 과거와 같은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고, 안 대표는 “김 위원장 취임 후 지지율 변동이 없는데 이대로는 선거 못 이긴다”고 맞섰다.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 ‘주도권’을 둘러싼 두 사람의 신경전이 본격화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최근 경제 3법 개정안에 대해 “'경제민주화' 차원에서 개정이 필요하다. 정부·여당안이라는 이유로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해왔다. 국민의힘 내부에는 그런 김 위원장 생각에 반대하는 의원도 다수 있다. 그런데 안 대표는 이날 본지 통화와 언론 인터뷰에서 해당 법안에 대해 “기업 활동을 하며 돈을 벌어본 적도 없는 정부·여당 사람들이 만든 완전히 방향이 잘못된 법안”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을 향해서는 “기존 보수 야당의 기득권적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한 정무적 판단을 한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그는 “기업 지배 구조를 바꿔도 시장에서의 불공정이 개선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이번에 정부·여당이 처리하려는 법안은 순서가 뒤바뀐 것”이라고 했다. 감사위원 분리선출제, 다중대표소송제 등을 골자로 한 경제 3법 개정안이 통과하면 외국 기업이 우리 기업을 공격적으로 인수·합병해 독과점 시장을 형성한 뒤 배타적 이익 추구만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이런 안 대표를 즉각 비판했다. “그 사람은 자유시장경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인식 못 하는 것 같다”며 “자유시장경제라고 해서 아무것도 안 하고 내버려두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내 말의 전체 내용과 의도를 모르고 하시는 말씀 같다”고 했다.

두 사람은 상대방의 정치 행보를 두고도 날 선 비판을 주고받았다. 김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안 대표를 여러 번 만나봐서 그 사람의 정치적 역량이 어느 정도라는 것을 잘 안다”며 “한때 지지도가 45%를 넘은 적도 있지만 그런 기회가 다시는 안 올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안 대표는 “김 위원장이 취임해 100일 넘게 고생했지만 지지율(20% 안팎) 변동은 거의 없는데 실제 민심이 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며 "야권 개혁은 구성원이 변해야하는데 이렇게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와 대선에서 못 이긴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두 사람의 공방을 두고 지난 10여 년간의 관계가 작용한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김 위원장은 2011년 안 대표의 멘토로서 “서울시장 말고 국회의원부터 도전하라”고 권유했지만, 안 대표는 거절했다. 김 위원장은 2015년 안 대표의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탈당도 만류했지만, 안 대표는 당을 떠나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이어진 2016년 총선에서 민주당 비대위원장을 맡은 김 위원장은 창당 초 흔들리던 국민의당을 향해 “안철수만 빼고 다 우리 당으로 오라”고 했고, 양측은 거친 설전을 벌였다.

김 위원장 생각과 별개로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은 안 대표와 스킨십을 늘리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장제원 의원이 주최한 ‘미래혁신포럼’에 참석해 야권 혁신에 대해 강연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포럼에서 “저는 그동안 안 대표와 언제라도 같이할 수 있다고 해왔다”며 “야권이 혁신·단합해 문재인 정부 폭정을 저지해야 한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처럼 국민의힘 내부에선 국민의당과 합당·연합해 안 대표를 서울시장 야권 핵심 주자로 내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마음이 급해도 실을 바늘 허리에 묶어 쓸 수는 없다”며 “야권 혁신이 우선”이라고 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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