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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전역하는 합참의장, 아내에게 "당신의 지휘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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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the300]박한기 의장, 38년 군생활 마무리…원인철 신임 의장 '전작권 전환'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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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박한기 합참의장이 17일 서울 용산 미군기지 나이트필드 연병장에서 열린 환송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9.17.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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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는 가족들을 위해 당신의 지휘를 받는 ‘착한 남편’이 될 것을 약속합니다."


박한기 합동참모의장은 23일 자신의 전역식에서 아내를 향해 이같이 말했다. 박 의장은 이날 원인철 신임 합참의장에게 직을 넘겨주고 38년 군 생활을 마감했다.

박 의장은 "오로지 ‘군대 일’ 밖에 할 줄 몰랐던 빵점 짜리 군인 남편을 만나, 오직 부대 업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내조하면서, 그 어려웠던 38번의 이사를 대부분 혼자 해왔던 아내"라고 언급했다.

이어 "저와 한평생 ‘군인의 길’을 함께 걸어왔던 평생 전우, 동갑내기 사랑하는 아내 이충희"라며 "당신이 없었더라면 도저히 지금의 순간까지 이를 수 없었던 군 생활 38년이었어요"라고 강조했다.

박 의장은 "우리 집의 기쁨과 행복의 원천 첫째 딸 모란이, 밝고 예쁘게 지난 36년간을 우리와 늘 함께 해줘서 감사했어"라고 말했다.

또 "사랑하는 작은 딸 슬기"라며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6번씩이나 전학하면서 강원도 고성, 광주, 진해, 서울과 인천, 부천, 강원도 양양, 속초, 강릉, 대구, 부산까지 무심했던 군인아버지의 전출지를 따라 묵묵히 순종하며 함께 해줘서 정말 고마웠어"라고 힘을줬다.

박 의장은 "하도 많은 이사와 전학으로 친구 하나 제대로 사귀지 못했을 정도로 어려운 학창시절을 보내게 해서 늘 미안했고, 지금도 정말 안쓰럽게 생각하고 있는 아빠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는 "안보환경 변화에도 흔들림 없는 군사대비태세와 능력을 발전시켜 승리의 결기로 무장된 군대로 만들어나갈 것을 천명하면서 합참의장직을 시작했다"라며 "오직 ‘선승구전(先勝求戰, 먼저 이겨놓고 싸운다)’의 자세로 임무완수에 진력하여 왔다"고 회고했다.

박 의장은 "‘평화에는 강한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흔들리는 땅 위에 건물을 지을 수 없듯, 국방이 흔들리면 ‘대화’도, ‘평화’도 설 자리가 없다"라며 "완벽한 군사대비태세를 갖추고,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압도적으로 강한 군대를 만드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불변의 책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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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청와대에서 원인철 합동참모의장의 보직신고를 받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9.23. scch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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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철 신임 의장은 "전 방위 군사대비태세를 완비하겠다"며 "평시 경계작전의 완전성을 제고하고,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어떠한 적의 도발에도 즉각적이고 단호히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원 의장은 "연합·합동작전 역량 강화를 위해 합동성을 기반으로 국방개혁 2.0을 적극 추진하고, 미래 안보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첨단 군사역량을 확충해 나가겠다"며 "전작권 전환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우리 군의 방위역량을 지속 확충하면서 조건 충족을 가속화해 적극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산을 만나면 길을 내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는다는 '봉산개도 우수가교(逢山開道 遇水架橋)'의 정신으로 어떠한 위협에도 대응이 가능하고,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강한 군대, 국민들이 신뢰하는 군대다운 군대를 함께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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