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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美 코로나 사망 20만명 넘었는데…트럼프 "정부대응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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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코로나19 사망자가 22일(현지시간) 2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2월 6일 캘리포니아주에서 최초 사망자가 보고된 지 230일 만이다. 100만명에 달하는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 가운데 20%를 차지할 만큼 심각한 수준이며, 단일국가로는 전 세계에서 사망자가 가장 많다.

미 존스홉킨스대 통계 사이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미국 코로나19 사망자와 확진자는 각각 20만5명과 686만484명에 달했다. 연령별로는 65세 이상이 전체 사망자 중 78%에 달해 고령층에서 피해가 컸다.

CNN은 "(2월 이후) 하루 평균 858명 이상이 사망한 셈"이라며 "9·11 테러가 66일간 지속되고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109번 발생한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사망자 20만명은 미국이 겪은 5개 전쟁(걸프전, 아프가니스탄전, 이라크전, 베트남전, 6·25전쟁)에 걸친 전사자를 모두 합한 수보다도 많다. 6·25전쟁 전사자(3만3000여 명) 기준으로는 무려 6배에 이른다.

CNN은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3월에 코로나19 사망자가 20만명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회의론자들은 그를 맹비난했다"면서 "파우치가 옳았다. 전문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20만명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6·25전쟁, 베트남전 전사자를 합친 것보다 2.5배 많은 죽음"이라며 코로나19 인명 피해가 그동안 미국 사회가 겪어온 어떠한 재난·사건보다 치명적임을 강조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 유세를 위해 백악관을 떠나는 도중 기자들을 만나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선방하지 않았다면 (코로나19 사망자가) 200만, 250만명이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폭스뉴스와 인터뷰하면서 "우리는 경이로운 일을 해냈으며 홍보는 D점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정부 대응 자체에는 A+를 주겠다"고 자화자찬했다. 파우치 소장은 같은 날 CNN에 출연해 "사망자 20만명 소식은 충격적이며, 최근 3만~4만명대 일일 확진자 규모 또한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A+' 발언과 관련해서는 "숫자를 한번 보라. 내 한마디보다 숫자를 보면 잘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일침을 가했다.

한편 미국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보급을 위한 긴급승인을 서두르고 있지만 어린이를 위한 백신은 내년 가을까지도 출시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성인용 코로나19 백신은 내년 여름까지 준비될 수 있지만 아이들은 훨씬 더 오래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백신이 만들어지려면 동물실험을 비롯해 성인, 청소년, 유아 순서로 수차례 임상을 거쳐야 한다. NYT는 "어린이 임상시험은 생물학적으로 다른 점도 많고 성인에게 부작용이 없는지 확실해져야만 시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에번 앤더슨 에머리대 의과대학 교수는 "다음 학년 시작(2021년 가을)까지도 아이들에게 사용할 백신이 없을까봐 걱정된다"며 "아직까지 어린이용 백신 제조에 돌입한 제약사는 없다"고 털어놨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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