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독일어 점수 기재에도 '의아'…논란 일자 하루만에 수정
필기시험 합격자만 사전과제, IT교육 의무 아닌 선택, 독일어 삭제
국민은행은 지난 22일 오후 10시께 홈페이지에 공고를 올리고 본격적으로 하반기 신입 행원 공채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공개된 서류전형 요건은 취준생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공고에 따르면 응시자는 개인별 지원서, 자기소개서와 함께 3∼5페이지 분량의 디지털 사전과제를 제출해야 한다. 이 과제는 국민은행 앱을 사용하고 문제점이나 제안사항 등을 담아 일종의 보고서를 작성하는 시험이다.
아울러 최소 24시간짜리 온라인 디지털 교육과정(TOPCIT)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하고, AI(인공지능) 면접도 치러야 한다.
"디지털 역량을 파악하기 위한 절차"라는 게 국민은행의 설명이지만, 취업 사이트·포털 등에서 상당수 취준생은 "IT 전문가도 아니고 일반 은행원을 뽑는데 너무 벅찬 IT 자격 조건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더구나 이 서류전형을 통과한 응시자에게만 필기시험 자격을 준다는 점에도 많은 구직자가 분개했다.
예년과 달리 올해 지원서에 독일어 점수를 기재하는 란이 추가됐다는 사실도 논란거리가 됐다.
응시 예정자들은 "국민은행 독일 지점이 없는 것으로 아는데,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논란이 커지자 결국 국민은행은 23일 홈페이지에서 채용 공고를 내리고 수정 작업을 거쳐 오후 5시께 새 전형을 발표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취업준비생들의 부담이 크다는 지적을 반영, 디지털 사전과제를 필기시험 합격자들에게만 받고 온라인 디지털 교육과정(TOPCIT) 이수도 의무가 아닌 선택사항으로 바꿨다. 독일어 기재란도 없앴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수시 채용 형태로 100여명을 뽑은 국민은행은 하반기 UB(유니버셜 뱅커), IT, 디지털 3개 부문에서 약 200명의 신입 행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채용 '갑질' 논란…사전과제·IT교육이수까지 요구 |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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