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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국민은행 '채용 갑질' 비판 쏟아지자 서류전형 바꾸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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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신입행원 지원자 서류전형에서 총 24시간이 걸리는 디지털 교육과정 의무이수와 3~5페이지의 사전과제 보고서를 제출을 요구해 ‘취업갑질’이라는 지적을 받은 국민은행이 결국 전형과정을 변경하기로 했다.

조선비즈

논란이 된 국민은행 하반기 신입행원 채용공고.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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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전날 홈페이지에 신입행원 선발 공고문을 올렸다. ‘취업갑질’ 논란의 발단은 행원 모집 서류전형 절차에 ‘디지털 사전연수’라는 항목을 새로 넣은 것이었다.

국민은행은 지원자들로 하여금 지원서 접수 후 온라인 디지털 교육과정인 ‘탑싯(TOPCIT)’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탑싯은 ICT 산업 종사자나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요구사항에 따른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판단하는 평가제도다. 지난해 하나은행 하반기 공채 전형부터 금융권에 등장했다.

또 국민은행은 지원서 접수 단계에서 디지털 관련 ‘사전과제’도 요구했다. 국민은행에서 주력하는 디지털 금융 애플리케이션(앱)인 KB스타뱅킹, 리브, KB마이머니 중 하나를 선택해 해당 서비스의 현황과 강약점, 개선 방향 등의 내용을 담은 3~5페이지 보고서 작성을 제출해야 한다고 했다.

공고에는 ▲KB스타뱅킹 애플리케이션과 경쟁사의 유사 서비스 앱을 직접 사용해보고 비교해볼 것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 리뷰 등을 살펴볼 것 ▲언론기사 검색 등을 활용할 것 등 구체적으로 어떻게 보고서를 작성할지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까지 담아놨다. 보고서 내용은 1차 면접 프리젠테이션 전형에서도 활용된다고 밝혔다.

이에 취업준비생들은 "가뜩이나 코로나로 채용문이 좁아져 힘든데, 국민은행이 서류지원 단계에서부터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 아니냐", "자기 은행 앱 다운로드 실적 올리려고 취준생들 활용하는 것인가", "디지털 전문가 전형도 아닌 일반 행원 선발 전형에서부터 요구할 내용은 아니지 않나", "뽑은 후에 돈 들여서 가르쳐야하는 것 아닌가" 등 불만이 나왔다.

국민은행은 문제의 디지털 사전연수 과정과 디지털 사전과제를 서류전형 합격자에 한해 요구하는 것으로 채용 절차를 변경하기로 했다.

이상빈 기자(seetheunsee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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