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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누구에게? 왜?…도쿄올림픽 유치위, 122억원 수상한 해외송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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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머니투데이

[도쿄=AP/뉴시스]지난달 6일 일본 도쿄 오다이바 해양공원 바지선에 설치됐던 2020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오륜 조형물이 예인선에 이끌려 이동하고 있다. 2020.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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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유치위원회가 행사 유치 과정에서 11억엔(약 122억원) 가량을 해외에 송금했지만 정확한 사용처가 확인되지 않아 논란이다. 일본이 돈을 뿌려 도쿄올림픽을 유치했다는 의심의 눈초리는 점점 더 확산하는 흐름이다.

23일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도쿄올림픽 유치위원회가 해외에 송금한 금액은 11억엔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미 알려진 싱가포르 컨설팅기업 블랙타이딩스(BT)에 지급된 2억엔(약 22억원)을 제외하고는 송금처와 송금 규모가 밝혀지지 않았다.

도쿄올림픽 유치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9월부터 2013년 9월까지 해외컨설팅 지출 금액은 7억8000만엔(약 86억원)이다. 그러나 이번에 해외송금 금액은 이를 크게 웃도는 11억엔으로 알려졌다.

유치위원회는 BT측에 도쿄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IOC총회(2013년 9월 7일) 전후인 2013년 7월 29일과 10월 25일 총 232만5000달러(약 27억 281만원)를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의 해외송금은 국제 프로모션이 활발했던 시기에 이뤄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치위원회 관계자는 해외 송금에 대해 "비밀유지의무가 있어 구체적인 사항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1일에는 BT가 라민 디아크 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회장(87·세네갈)의 아들이자 IAAF의 컨설턴트였던 파파맛사타 디아크(55)와 그의 회사에 약 37만 달러를 송금했다는 소식이 아사히신문 등 일본 매체의 보도로 알려졌다.

디아크 전 IAAF 회장은 도쿄올림픽 유치를 결정한 시기에 IOC 위원을 맡고 있어 올림픽 개최지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특히 그는 아프리카의 IOC 위원들에게 영향력 있는 인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본의 올림픽 유치 당시 매수 의혹은 처음이 아니다. 미국 매체 더 네이션에 따르면 일본은 앞서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IOC 위원 62명에게 각각 2만2000달러(약 2564만원) 상당의 선물 등을 건넸다는 의혹을 받았다.

당시 IOC 위원들에게 주는 선물은 200달러로 가격 제한이 있었지만, 일본 측은 110배가 넘는 금품을 건넸다는 의혹이다. 더 네이션은 "나가노 올림픽 위원회가 동계올림픽을 마치고 모든 기록을 소각하지 않았다면 더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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