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9 (화)

'인공혈관 칩' 개발.. 코로나19도 즉석 진단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인체 혈관 모방한 감염 조기 진단 기술 개발

다양한 감염원의 감염 여부 신속하게 확인

코로나19 등 감염병 외에도 암도 확인 가능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인체의 면역반응을 모방한 인공 혈관 칩(미세 유체 칩)이 개발됐다. 혈액 한 방울을 떨어뜨려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 여부를 즉석에서 진단할 수 있는 칩이다. 이 칩을 개발한 연구진은 문진이나 체온 검진에 의존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환자 선별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강주헌 울산과학기술원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의 연구팀은 병원균(세균, 바이러스 등) 감염 여부를 조기에 판별 할 수 있는 미세 유체 칩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관련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Biosensors and Bioelectronics) 최신호에 실릴 예정이다.


감염 여부 즉석 확인

아시아경제

미세 유체 칩의 원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면역세포(백혈구)가 감염이 발생된 부위로 이동하기 위해 혈관 내벽을 통과(혈관외유출)하는 과정에서 혈관 내벽에 붙는 현상을 모방해 이 칩을 개발했다. 칩의 유체 관 벽면에 감염 시 혈관 내피세포가 발현하는 단백질을 넣어, 혈액 속 백혈구를 붙잡도록 한 것이다.


감염된 사람은 벽에 달라붙는 백혈구 숫자가 건강한 사람에 비해 눈에 띄게 많기 때문에 저배율의 광학현미경만으로 감염여부를 쉽게 판독 할 수 있다. 검사에 소요되는 시간은 10분 내외다. 감염 극초기(감염된지 1시간)에도 감염여부를 알아 낼 수 있다.


연구팀은 항생제 저항성 세균에 감염된 쥐로 개발된 미세 유체 칩의 성능을 점검했다. 감염된 쥐의 혈액 한 방울 (50마이크로 리터)을 미세유체 소자에 흘렸는데, 감염되지 않는 쥐보다 더 많은 양의 백혈구가 유체 관 벽면에 붙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 또 감염 된지 1시간 밖에 지나지 않은 초기에도 정상쥐와 비교해 더 많은 양의 백혈구가 붙음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감염 환자 조기 선별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감염 환자 구분 임상 연구 예정

아시아경제

미세 유체 칩의 구조와 유체관에 부착된 백혈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제1저자인 권세용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연구교수는 "감염시 혈관 내벽 세포의 특정 단백질의 발현량이 증가 한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졌지만, 백혈구 표면의 단백질 발현량 증가와 그 단백질을 발현 하는 백혈구 비율의 증가는 이번 연구로 새롭게 밝혀진 사실"이라고 밝혔다.


공동 1저자인 아만졸 커마쉐브 연구원은 "면역반응은 원인균에 상관없이 동일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모든 종류의 세균, 바이러스 감염여부 진단에 쓸 수 있고 감염병 뿐만 아니라 암 조기 진단에도 응용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주헌 교수는 "인체에도 동일한 면역 시스템이 있고, 인간의 백혈구는 실험에 사용된 쥐보다 수천 배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며 "병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환자를 선별하는 임상 연구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