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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미·중, 유엔총회서 화상 충돌…코로나19 확산책임론 놓고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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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세계 전염병 퍼뜨린 중국에 책임 물어야”
시진핑 “각국 연대 강화하고 정치화 중단해야”
유엔 中 대사 “정치 바이러스·근거 없는 주장에 반대”


이투데이

사진출처 뉴욕/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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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정상이 제 75차 유엔 총회 하이라이트인 일반 토의에서 격하게 맞붙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170여 개국 정상이 화상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책임론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신경전을 벌였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인식과 해법을 놓고 갈라진 모습을 그대로 노출, 대유행 극복을 위한 국제 공조에 먹구름을 드리웠다는 평가다.

BBC에 따르면 ‘외교의 슈퍼볼’로 불리는 유엔 총회 일반토의가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막을 올렸다. 이번 토의는 코로나19 탓에 사상 처음으로 화상으로 진행, 각국 유엔대표부 대사 1명씩만 총회장 좌석을 지켰고, 정상들은 미리 녹화한 영상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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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75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화상 연설이 22일(현지시간) 화면에 나타나고 있다. 뉴욕/EPA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약 6분에 걸친 화상 연설 대부분을 중국의 코로나19 대응 비판에 할애하며 중국과의 긴장감을 높였다. 그는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는가 하면, “중국은 바이러스 감염 확산 초기에 자국 내 이동은 제한하면서 해외 항공편은 방치해 전 세계로 감염이 확산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유엔은 중국의 이런 행동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코로나19에 대한 중국 책임론을 노골화했다.

트럼프는 또 얼마 전 미국 탈퇴를 결정한 세계보건기구(WHO)도 도마에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WHO는 사람 대 사람의 감염 증거가 없다고 잘못된 주장을 했다”며 “WHO는 중국에 실질적으로 통제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총회를 무대로 이처럼 중국의 책임론을 강조한 것은 국제 사회에서 대중국 포위망을 형성함과 동시에, 자국 내에서 높아지고 있는 코로나19 대응 비판을 피하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수주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내에서 코로나19 위협을 경시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이날 오전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686만484명, 사망자 수는 20만5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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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22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설이 나오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반면 시진핑 주석은 연설에서 다자주의를 중시하는 자세를 보이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시 주석은 다자주의를 통한 국제 협력을 강조하면서 “중국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연구개발을 마치면 전 세계에 공공재로 제공하겠다”고 공언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타국과의 냉전이나 열전을 벌일 의사가 없다”며 “국가 간에 이견이 있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신냉전’이라고도 불리는 미국과의 대립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어 시 주석은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각국이 연대를 강화해야 하며, 정치화를 중단해야 한다”고도 했다.

시 주석은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나 비판을 자제했지만, 총회장에 앉아 있던 장쥔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정치 바이러스’에 반대한다”며 “중국은 근거 없는 주장에 반대한다”고 반발했다. 앞서 트럼프가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로 규정하고 비판한 데 대한 불만의 표시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서 일반토의 연설에 나선 것은 이번이 네 번째이며, 시 주석의 연설은 2015년 이후 5년 만이다.

유엔 총회는 21일 유엔 창설 75주년을 기념하는 고위급 회의에서 기념선언을 채택했다. 선언은 “다자주의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하면서 국제 사회의 협력을 촉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다국간 과제는 많지만, 다자간 해결책은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 “목적 달성을 위해선 노력을 결집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투데이/변효선 기자(hsbyu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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