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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의 계절’ 김종인 “총선 패배 벌써 잊었나, 알고나 반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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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국회 본청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화상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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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15 총선 패배로 느낀 긴장감과 위기를 잊지 말아 달라.”

22일 국민의힘 화상 의원총회에 참석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작심한 듯 보였다. 이달 초 취임 100일을 넘긴 그는 “비대위는 선거 결과를 제대로 분석하고, 어떻게 해야 당이 도약할 발판을 만들까라는 측면에서 일해왔다”며 ‘비대위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면서 운을 뗐다. 김 위원장은 이어 “아직 30, 40대 여론이 우리에게 돌아오지 않았다”고 잇단 여당의 악재에도 오르지 않는 지지율을 언급한 뒤, “당이 일치단결된 모습을 보여줄 것을 당부 드린다”고 했다. 총선 직후 무너져 내린 당 재건의 칼자루를 기꺼이 넘겨받은 자신을 ‘계속 믿고 따라와 달라’는 뜻으로 해석됐다.

김 위원장이 새삼스럽게 ‘화합’을 강조하고 나선 건 최근 들어 자신을 향해 분출하는 비판 여론을 의식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그는 전날 비대위 회의에서 처음으로 공개발언을 하지 않으며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당 내부에서는 ‘일단 믿고 지켜보자’던 의원들도 슬슬 비판적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만큼, “김 위원장의 진짜 시험대는 이제부터”라는 말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사실상 ‘결재’한 당의 상징색 변경이 내부 반대에 표류하고 있는 것은 그의 시련을 보여주는 상징적 일이다. 당초 비대위는 빨강ㆍ노랑ㆍ파랑 3색을 혼용하는 방안을 지난주 확정 지으려 했으나, 기존 핑크색을 선호하는 의원들이 많아 최종 결정을 이미 두 차례나 연기했다. 당색에 대한 의견 수렴을 위해 이날 소집된 의총에서도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결국 공은 다시 당 최고의결기구인 비대위로 넘어가 3원색이 관철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개혁의 ‘곁가지’일뿐인 당색을 둘러싼 잡음 자체가 김 위원장의 리더십에 상처를 남겼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공정경제 3법(상법ㆍ공정거래법ㆍ금융그룹감독)에 대한 당내 반발 극복은 남은 임기까지 좌우할 절체절명의 과제가 될 분위기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숙원이자 당 정강정책에도 새긴 ‘경제민주화’의 완성을 위해 3법 개정 필요성을 연일 주장하고 있다. 이날도 일각의 반대에 “솔직히 (제대로 법안 내용을) 파악을 하고 얘기하는 것인지, 밖에서 듣는 얘기를 반영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직설하며 정면돌파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3법 각론에 대한 이견이 만만치 않은 데다, 김 위원장의 일방적 드라이브에 대한 불만까지 더해져, 자칫 내홍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수천억원대 피감기관 공사 수주 의혹을 받는 박덕흠 의원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도 김 위원장의 고민이다. 엄중한 대처를 촉구하는 의견과 충분히 소명됐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문제라, 어떤 결정을 내리든 후폭풍에 직면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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