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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문대통령 "70년 한반도 비극 끝낼 때 됐다…시작은 종전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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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차 유엔총회서 기조연설…"종전선언에 유엔·국제사회 힘 모아달라"

'남·북·중·일·몽' 참여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제안…"다자적 협력, 北 안보 보장 토대"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제75차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영상으로 전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9.2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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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3일(뉴욕시간 22일) "이제 한반도에서 전쟁은 완전히, 그리고 영구적으로 종식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화상으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 일반회의에서 유엔 회원국 중 10번째로 한 기조연설을 통해 "올해는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70년이 되는 해다. 한반도에 남아 있는 비극적 상황을 끝낼 때가 됐다"며 이렇게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는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보장하고, 나아가 세계질서의 변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그 시작은 평화에 대한 서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한반도 '종전선언'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종전선언'을 통해 화해와 번영의 시대로 전진할 수 있도록 유엔과 국제사회도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며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라고 했다.

종전선언은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 구상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종전선언→평화협정 체결→항구적 평화체제)의 첫 시작으로, 문 대통령은 정부 출범 이후 종전선언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그는 지난 2018년 유엔총회 기조연설 때에도 "한반도는 65년 동안 정전상황이다. 전쟁 종식은 매우 절실하다"며 "앞으로 비핵화를 위한 과감한 조치들이 관련국 사이에서 실행되고 종전선언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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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제75차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영상으로 전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9.2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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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세계평화를 실현하고자 하는 유엔 정신이 가장 절박하게 요구되는 곳이 바로 한반도다. 한국은 변함없이 남북의 화해를 추구해왔고,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며 북한이 참가한 평창동계올림픽과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2차례의 북미정상회담 등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연설에서 한반도 문제를 풀기 위한 '전쟁 불용', '상호 안전보장', '공동번영'의 3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비무장지대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어가겠다는 구상을 밝힌 것을 소개, "하지만 지금도 한반도 평화는 아직 미완성 상태에 있고 희망 가득했던 변화도 중단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한국은 대화를 이어나갈 것이다.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한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라면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이 계속된다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가 반드시 이뤄질 수 있다고 변함없이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무엇보다 남과 북은 '생명공동체'"라고 전제한 뒤 "산과 강, 바다를 공유하며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감염병과 자연재해에 함께 노출돼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함께 협력할 수밖에 없다"며 "방역과 보건 협력은 한반도 평화를 이루는 과정에서도 대화와 협력의 단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지금 세계는 자국의 국토를 지키는 전통적인 안보에서 포괄적 안보로 안보의 개념을 확장하고 있다. 이제 한 국가의 능력만으로 포괄적 안보 전부를 책임지기 어렵다"며 "한 국가의 평화, 한 사람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국경을 넘는 협력이 필요하며, 다자적인 안전보장 체계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이 그간 주장해 왔던 '평화경제'와 재해재난 및 보건의료 분야에서의 남북 간 협력을 상기시킨 뒤 "나는 오늘 코로나 이후의 한반도 문제 역시 포용성을 강화한 국제협력의 관점에서 생각해주길 기대한다"며 북한을 포함해 중국과 일본, 몽골, 한국이 함께 참여하는 '동북아시아 방역·보건 협력체'를 제안했다.

그는 "여러 나라가 함께 생명을 지키고 안전을 보장하는 협력체는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다자적 협력으로 안보를 보장받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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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9년 9월24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유엔(UN) 총회 본회의장에서 한반도 평화정착 등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 AFP=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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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우리가 직면한 '코로나19' 위기는 인류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꾸고 세계 경제와 국제질서마저 변화시키고 있다. 75년 전 유엔을 창설한 선각자들처럼 대변혁의 시대에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어디인지, 다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개방성', '투명성', '민주성'이라는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를 방역의 3대 원칙으로 삼고 코로나19 방역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것을 소개, "결국 한국이 오늘 코로나를 극복하고 있는 힘은 인류가 만들어온 가치, 유엔이 지켜온 가치들이었다. 코로나를 이겨낼 답은 멀리 있지 않다"며 "'인류 보편 가치'에 대한 믿음이라는, 유엔헌장의 기본정신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다자주의'를 통해 더욱 포용적인 협력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선각자들은 '보다 나은 세계'를 꿈꾸며 유엔을 창설했고, 인류 보편 가치를 증진시키는 빛나는 업적을 남겼다"며 "이제 코로나 이후의 유엔은 보건 협력,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경제협력, 기후변화 대응과 같은 전 지구적 난제 해결을 위해 '인류 보편의 가치'를 더 넓게 확산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유엔의 새로운 역할로서 함께 잘 살기 위한 다자주의, '포용성이 강화된 국제협력'을 제시, "'포용성이 강화된 국제협력'은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고' 함께 자유를 누리며 번영하는 것이다. 자국 내에서는 불평등을 해소해 이웃과 함께 나의 안전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보장하는 것이며, 국제적으로는 공동번영을 위해 이웃 국가의 처지와 형편을 고려하여 협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류의 생명과 안전'"이라며 "유엔의 '포용적 다자주의'는 모든 나라에 코로나 백신을 보급할 수 있을지 여부로 첫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 분명하다.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을 위한 국제협력뿐 아니라 개발 후 각국의 ‘공평한 접근권'이 보장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모금 등을 통해 국제기구가 충분한 양의 백신을 선구매해 빈곤국과 개도국도 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면서 "한국은 '국제백신연구소'의 본부가 있는 나라로서, 개도국을 위한 저렴한 백신 개발·보급 활동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실로 대단히 어려운 과제이지만, 우리는 '방역'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아야 하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연대와 협력의 다자주의와 규범에 입각한 자유무역질서를 강화해나가야 한다"며 "지속가능한 경제 구조를 이끄는 포용성을 강화하기 위해 '위기는 곧 불평등 심화'라는 공식을 깨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경제회복’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을 설명하면서 "한국은 코로나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고 경제회복을 앞당기기 위해 모든 나라와 협력할 것이며, 유엔이 지향하는 '포용적 다자주의'를 위한 국제협력에도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 "기후변화 대응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포용성이 강화된 국제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선진국이 수백 년, 수십 년에 걸쳐 걸어온 길을 산업화가 진행 중인 개도국이 단기간에 따라잡을 수는 없다. 개도국과의 격차를 인정하고 선진국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최선책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선진국과 개도국을 잇는 가교 역할'로 기후 대응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개도국에 한국의 경험을 충실히 전할 것"이라며 "내년 서울에서 개최되는 'P4G 정상회의'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적 연대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코로나로 인해 세계가 얼마나 긴밀히 연계돼 있는지 확인했고, 결국 인류는 '연대와 협력의 시대'로 갈 것"이라며 "우리는 미래를 준비하면서 동시에 우리가 사는 오늘 또한 변화시켜야 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행동은 쌓이고 모여 우리의 오늘을 자유롭게 할 것이다. 나는 유엔이 오늘 이 순간부터 새로운 시대, ‘포용적 국제협력’의 중심이 돼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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