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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美 기술주 진정 거품이었나…멘붕에 빠진 서학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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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본격 조정장에도..거침없는 매수세로 일관

테슬라·애플·니콜라 이달 손실액만 1조 넘을 것으로 추정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테슬라, 애플 등 거침없는 미국 기술주의 질주에 뒤늦게 베팅했던 ‘서학개미’(해외 주식 직구족)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안 그래도 거품논란이 있었는데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기술주가 이달 들어 급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환율까지 하락하면서 달러로 사놓은 주식의 원화 평가액에서도 손실이 발생한 상태다. 국내 주식보다 훨씬 비싼 수수료를 내며 미국 주식에 투자했는데 주가하락에 환손실까지 더해지면서 서학개미들은 그야말로 멘붕에 빠졌다. 일부는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을 받아 투자한 터라 주가 하락이 장기화할 경우 손실은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이데일리

(그래픽=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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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테슬라는 이달 들어 9.8% 하락했다. S&P500지수 편입 무산에 한차례 출렁인데 이어 21일(현지시간)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배터리데이’를 하루 앞두고 “2022년까지 전기차 대량생산이 어렵다”고 밝히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지난달 말 장중 한때 500달러를 웃돌기도 했던 테슬라 주가는 이날 장외에서 5.9% 추가 하락해 423달러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애플과 아마존도 이달 들어 주가가 14.7%, 14.2%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도 10.2%, 11.9% 하락세를 보였다. 수소차 트럭을 언덕 위에서 굴려 마치 자체 동력으로 자동차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니콜라는 무려 32.4%나 급락해 27달러대로 떨어졌다. 지난 6월 79달러대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토막 난 것이다.

이달 들어 미국 기술주가 조정양상을 보이자 서학개미들은 주식을 더 담았다. 서학 개미의 테슬라 주식 보유액(평가액)은 42억4140만달러, 즉 4조9336억원으로 이달 들어 16.3% 증가했다. 주가가 하락한 것을 고려하면 보유액이 줄어야 하지만 추종 매수로 주식 보유량이 28.9% 가량 증가한 영향이다.

니콜라의 경우 주가 하락에 개미의 보유잔액(평가액)이 지난달 말 1억5066만달러로 13.9% 감소했으나 주식 수로 따지면 428만9245주에서 546만2736주로 외려 27.4% 증가했다.

곧 반등할 것으로 기대했던 주가가 하염없이 밀리면서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태다. 이달 들어 테슬라, 애플, 니콜라의 손실액을 추정해보면 원화로 1조원이 훨씬 넘는다. 서학개미들의 일별 보유주식 수에 현 종가와 전일 종가의 차액을 곱한 후 이를 일별 합산해 추정한 결과 테슬라 평가손실은 원화 기준 5670억원으로 계산된다. 니콜라는 1133억원, 애플은 4479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세 개 종목만 합산하더라도 1조1282억원 규모의 평가 손실을 입은 셈이다.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이 29.8원이나 급락하면서 달러 약세, 원화 강세 흐름을 보인 만큼 주가 하락에 환차손까지 반영된 영향이다.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까지 받아 해외 주식에 투자했다면 이자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국내 개인들이 주로 투자하는 대형 기술주 규제 리스크도 남아 있다”며 “현재 기술주 비중을 확대하기엔 위험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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