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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최고 지도자 비판 대가 혹독, 중 기업인에 18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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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거물 런즈창 횡액, 왕치산과 친분 돈독

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사회주의 국가에서 최고 지도자를 비판하는 것은 대단한 용기를 필요로 한다. 죽거나 감옥에 갈 각오를 하지 않으면 언감생심이라고 해야 한다. 중국이라고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비판의 정도가 일정한 수위를 넘을 경우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비판의 칼을 들이댄 당사자는 중형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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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총서기 겸 주석을 비판한 죄로 18년형을 선고받은 런즈창. 살아서 햇빛을 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제공=베이징르바오.



이 사실이 22일 확인됐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한 인사가 이날 열린 재판에서 무려 18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것. 베이징르바오(北京日報)를 비롯한 중국 언론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횡액을 당한 인물은 국영 부동산개발업체인 화위안(華遠)그룹 회장을 지낸 런즈창(任志强·69) 부동산협회 부주석으로 혐의는 횡령, 뇌물, 공금 유용, 직권 남용죄 등이었다. 그에게는 징역형과 별도로 420만 위안(元·7억1400만 원)의 벌금도 선고됐다.

이날 베이징시 제2중급 인민법원의 선고는 표면적으로는 런 부주석의 비리 행위를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누가 봐도 예상보다 훨씬 엄벌에 처해진 것은 시진핑 총서기 겸 주석을 강력히 비판한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가 지난 2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시 총서기 겸 주석이 당 간부 및 관료들을 소집, 화상회의를 연 것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당국의 조사를 받은 사실은 이 단정이 틀리지 않다는 사실을 말해주지 않을까 싶다. 그는 글에서 시 총서기 겸 주석을 겨냥, “새 옷을 선보이는 황제가 서 있는 게 아니라 ‘벌거벗은 광대’가 계속 황제라고 주장하고 있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또 “공산당 내 ‘통치의 위기’가 드러났다”면서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없다 보니 코로나19를 조기에 통제하지 못하고 상황이 악화됐다”고도 덧붙였다.

런 부주석은 지난 2016년에도 중국 지도부에 대한 충성 맹세를 앞다퉈 하는 관영 매체를 비판했다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 계정을 삭제당하는 등의 횡액도 겪은 바 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바른 말을 잘하는 것으로 유명해 ‘런대포(任大砲’)로 불린 그는 법원 판결에 승복한다면서 항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그의 징역형은 사실상 확정됐다. 당국의 선처가 없을 경우 죽을 때까지 햇빛을 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런 부주석은 시 총서기 겸 주석의 오른팔로 유명한 왕치산(王岐山·71) 전 기율검사위 서기의 절친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 사실도 최고 지도부에 대한 비판에 대한 괘씸죄를 유야무야시킬 정도의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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