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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서핑 USA~ 그리고 서핑보드는 하와이서 필리핀까지 8000km를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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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왼쪽은 더그 폴터가 잃어버린 서핑보드의 새 주인이 된 지오반니 브랜줄라. 오른쪽은 이 보드의 옛주인 폴터. 2년 만에 보드가 파란색에서 노랗게 변했다. /더그 폴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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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에서 잃어버린 서핑보드가 2년 만에 필리핀에서 발견되는 일이 벌어졌다. 하와이와 필리핀은 약 8000km 이상 떨어져 있다.

22일(현지 시각) CNN에 따르면 하와이에 거주하는 사진작가 겸 서퍼인 더그 폴터라는 남성은 2018년 2월 3일 하와이 오아후 섬 와이메아 만에서 서핑보드를 탔다.

그는 이날 오후 서핑 중 커다란 파도에 휩쓸려 보드와 발목을 고정하는 가죽 끈이 풀렸고 보드는 그대로 떠내려갔다. 폴터는 페이스북에 “내 인생 가장 큰 파도를 타넘는 순간이었는데 정말 화가 났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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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과 하와이 간 거리. /더그 폴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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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후 2년이 지나, 지난달 그는 당시 잃어버린 보드를 뜻밖에도 필리핀에서 찾았다고 밝혔다. 그는 페이스북에 “내 보드가 하와이의 다른 섬에서 발견되거나, 어부가 찾을줄 알았다. 그러나 필리핀에서 발견되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다"고 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그의 보드는 유실된 지 6개월 만인 2018년 8월 한 필리핀 어부에 의해 발견됐다. 이후 현지 초등학교 교사인 지오바니 브랜줄라가 이 어부에게 40달러를 주고 보드의 새 주인이 됐다.

브랜줄라가 이 보드를 타는 동안 보드의 색깔은 파란색에서 노란색으로 바랬지만, 제작자의 이름만큼은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제작자에게 연락했고, 제작자는 이 보드의 사연을 소셜미디어에 알렸다. 이를 본 폴터는 비로소 자신의 보드 행방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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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겸 서퍼 더그 폴터가 2018년 잃어버린 자신의 서핑보드를 찾기 위해 소셜미디어에 올린 홍보 게시물. /더그 폴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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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터는 “서핑보드를 잃어버렸을 때 느꼈던 상실감만큼이나 내 보드가 서핑보드를 배우고 싶은 사람의 수중에 떨어진 걸 알게 돼 기쁜 마음도 크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여행 제한이 아니었다면 새 주인 브랜줄라를 찾아갔을 것”이라고도 했다. 브랜줄라는 AFP통신에 “하와이에서 온 서핑보드라니 믿기지 않았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온라인으로 계속 연락을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터의 페이스북에 따르면 그는 향후 브랜줄라와 그의 제자들에게 서핑 장비 등을 선물하고 보드 타는 법을 가르쳐줄 계획이다.

[임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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