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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오르자 잇단 해지·처분...시장 새 뇌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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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의 배신...신탁해지 10배 증가]

올 233건으로 작년 204건 이미 넘어

계약 의무 6개월 지나자 연장 안해

씨에스윈드 등은 처분 이후 되레 상승

개인 불안감에 단기 변동성 커질수도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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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가가 급등한 상장사들이 자사주 처분에 나서면서 주가 하락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주가가 급락하면서 상장사들이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을 대거 늘린 가운데 이를 처분하고 나설 경우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21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을 포함한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 해지 공시 건수는 올해 233건으로 지난해 204건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수가 저점을 찍은 지난 3월부터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의 의무 기간인 6개월이 끝나는 이달에만 신탁계약 해지 공시 건수가 전체 기간의 36.91%인 86건으로 늘었다. 물론 신탁계약 해지가 상장사의 자사주 처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보유하면서 최근 주가가 급등한 일부 상장사는 차익실현 유혹을 느낄 수 있다는 주주들의 우려가 커지는 것이 사실이다. 김우진 서울대 교수는 연구결과를 통해 “자사주는 궁극적으로 소각을 통해 배당과 유사한 효과를 내는 것으로 인식되지만 국내에서는 자사주 취득과 처분에 비해 소각 활동은 매우 드물게 일어난다”며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국내 증시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서면서 자사주 처분을 공시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증시가 본격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한 6월에는 자사주 처분을 공시한 기업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배나 증가한 23곳을 기록했을 정도다. 이달에도 현재까지 신풍제약·신세계I&C·지누스 등 총 9곳이 자사주 처분을 공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에서는 처분 목적에 앞서 자사주 처분으로 인한 유통주식수 증가를 악재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일 신풍제약은 지난해 영업이익(20억원)의 무려 100배가 넘는 2,154억원 규모의 자사주 처분을 공시하면서 이날 주가가 14.21% 하락해 장을 마감했다. 생산설비 개선 및 연구개발과제 투자 자금 확보가 목적이었지만, 결국 회사가 이 같은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던 건 올해 신풍제약의 주가가 27배나 폭등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이를 이용해 시세차익을 노렸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같은 기간 44억원 규모의 자사주처분결과보고서를 공시한 신세계I&C 역시 이날 주가가 5.28% 하락했다

물론 자사주 처분이 모두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처분 대상이나 목적이 확실한 경우에는 주가가 오히려 상승하기도 한다. 지난달 20일 청담러닝은 중국 교육 시장 진출을 위해 자사주 43만주를 상해신남양앙리교육과기지분유한공사(신남양)에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당일 주가는 4%가량 하락했지만 이후 3거래일간 오히려 주가가 28.72% 올라 현재도 자사주 처분 공시 이전보다 높은 수준의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7월 자사주 처분에 나선 씨에스윈드도 이후 해상풍력사업으로 그린뉴딜 수혜주로 주목받아 주가가 급등했다. 일부 신규사업·생산시설 투자나 자본확충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등을 목적으로 자사주를 처분하는 경우 시장에서는 호재로 받아들이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한 대형증권사 연구원은 “일부 상장사의 경우 자사주 처분으로 자금을 조달해 신규사업에 나서기도 하는 만큼 꼭 나쁘다고 볼 수만은 없다”며 “추후 회사가 자사주 매각 자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만 자사주의 경우 시장에서는 내부자정보로 인한 거래로 보고 매도를 ‘고점 신호’라고 받아들일 가능성이 큰 만큼 불안감을 느낄 수 있어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한나기자 han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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