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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조국·김경수 건드렸다고…與추천 조성대에 호통친 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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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중이니까 답변할 수 없다든지 중립을 지켜야지, 자세가 그래서 되겠어요?”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민주당이 추천한 조성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자를 향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이나 김경수 경남지사 사건이 시비를 가리고 있고 재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후보자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단언하는 자세는 무엇이냐”며 소리를 질렀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조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자리에서다. 양 의원의 호통에 조 후보자는 답변 대신 침묵했다.



여당 추천 후보자에 호통친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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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대 중앙선거관리위원 후보자가 2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있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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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통의 발단은 앞선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대한 조 후보자의 답변이었다. “(과거 SNS에) 후보자가 드루킹에 대해선 ‘악의로 접근한 선거 브로커’라고 썼는데 그렇다면 김경수 지사는 억울하다는 말씀이냐”는 전 의원의 질문에 조 후보자는 “저런 식의 선거운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차원에서 글을 올린 것”이라고 답했다.

또 “언론사 기고를 통해 조국 전 장관을 비호하는 발언을 했다”는 전 의원의 지적에 조 후보자는 “엄마 찬스, 아빠 찬스라고 하는 교육 불공정 시비가 비단 조 전 장관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정치ㆍ경제 엘리트 모든 사람의 문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인 반성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시론을 썼던 것”이라며 “(조 전 장관 사건에 대해선)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나경원은 MBㆍ오세훈 재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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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대 중앙선거관리위원 후보자가 2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정치적 편향 논란과 관련 질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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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인사청문회는 조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성 문제가 주요 쟁점이 됐다. 야당은 조 후보자가 과거 자신의 SNS에 남긴 글을 하나씩 거론하며 공세를 폈다. 조 후보자는 2011년 10ㆍ26 보궐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트위터에서 “나경원은 이명박, 오세훈의 재방송입니다. 재방송 보시고 싶은가요”라고 적었고, 박원순 전 시장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만세 만세 만만세”라고 했다. 이듬해 18대 대선에선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이던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다.

조 후보자는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야당 의원 질의에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을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구분해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진보적 자유주의자라고 생각한다. 사인으로서 일정한 정치적 이념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또 천안함 폭침과 관련해 SNS에 “북한이 스텔스 잠수함 및 잠수정, 물고기와 사람은 안 다치게 하고 초계함(천안함)만 두 동강 내며 초계함 밑의 파편을 물고기들이 다 뜯어 먹는 그런 친환경 어뢰를 개발했다는 개그 앞에 진실은?”이라고 쓴 데 대해선 “저의 발언이 (천안함 장병 및 유가족에게) 마음의 상처가 됐다면 유감으로 생각하고 사과드리겠다”고 했다. “천안함 폭침이 누구 소행이냐”는 질의엔 “북한 소행이라는 정부 의견을 수용하고 있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선관위원 후보로 추천된 이후엔 모든 SNS 활동을 중단했다”고 했다.



與 “왜 당당하지 못한가”



조 후보자가 야당 의원의 잇따른 공세에 저자세로 일관하자 민주당에선 “왜 당당하지 못하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당시 정치적인 견해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신분이었잖느냐”며 “야당 의원들의 공정성 질문에 대해 족족 잘못한 것처럼 답변하는 게 어색하다. 자꾸 변명 조로 말씀하지 말라”고 질타했다. 조 후보자는 “알겠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또 “후보자는 민주당이 추천한 후보자”라며 “후보자가 선관위원이 되면 선관위에서 어떤 결정을 할 때 민주당에 불리한, 혹은 공정하지 않은 그런 결정을 하지 못하게 하는 임무도 굉장히 중요한 임무”라고 말했다.

양기대 민주당 의원은 “조 후보자의 술에 물 탄 듯, 물에 술 탄 듯이 하는 것은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간 살아온 삶이 민주주의와 선거제도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해오신 것 같은데, 그런 점에서 아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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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대 중앙선거관리위원 후보자가 2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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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후보자는 “일부 공무원과 교사의 정당 가입은 허용돼야 하느냐”는 야당 의원 질의에 “선관위도 그 부분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선관위원이 된다면) 선관위에서 합의를 이룰 수 있는 부분에 저는 동의를 할 것”이라고 했다.

1996년생인 딸이 이중국적(미국)을 보유 중이라 국적법 위반 상태란 지적에 대해선 조 후보자는 “이번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알게 됐다”며 “어떤 방식으로든 해소하겠다”고 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만 20세가 되기 전에 이중국적자가 된 사람은 22세 전에 하나의 국적을 선택해야 한다.

민주당은 지난 2월 중앙선관위원으로 조 후보자를, 국민의힘은 지난 2일 서울고등법원장 출신의 조병현 변호사를 추천했다. 이날 청문회를 마친 여야는 23일 오후 2시 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장관급인 선관위원의 임기는 6년이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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