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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트럼프의 자화자찬 "삼성·LG 美 세탁기 공장 짓는 건 내 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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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성과 자랑하며 삼성·LG 또 언급

"고율관세로 미 기업 살렸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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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통상 분야 성과를 자랑하며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 얘기를 또 꺼내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데이턴 유세에서 무역과 안보 분야에서 자신의 ‘미국 우선주의’ 성과를 소개하던 중 갑자기 세탁기 얘기를 꺼냈다.

한국과 중국의 기업이 미국에 세탁기를 덤핑해 현지 업체가 고사 위기에 몰렸지만 자신이 고율 관세를 부과해 회생시켰다는 얘기다. 지난달에도 같은 주장을 펼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일 때 미국의 세탁기 제조업체인 월풀의 대표가 자신을 찾아와 하소연한 일화도 소개했다.

월풀 대표는 “그들이 우리를 폐업 지경으로 몰아넣고 있다. 한국과 중국, 그들이 우리 시장에 세탁기를 덤핑하고 있다”며 미국 기업을 몰아낸 뒤 높은 가격을 매기려 한다는 식으로 말했다는 것이다. 월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유세한 오하이오주에 공장이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이건 정말 끔찍한 일”이라고 대답했고, 이후 미국이 수입하는 모든 세탁기에 50%의 관세를 물렸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세탁기 업체가 활기가 없고 문을 닫으려는 상황이었지만 자신의 조치로 다시 생기가 넘치는 기업이 됐다고 자랑했다.

다만 그는 삼성과 LG 등 세탁기를 만드는 기업이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다며 “그건 괜찮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언급은 자신이 2018년 1월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해 삼성과 LG 등이 생산한 수입 세탁기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 조치를 말하는 것이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품목 수입이 급증해 자국 기업과 산업에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는 경우 관세 인상, 수입물량 제한 등을 통해 규제하는 무역장벽이다.

실제로 삼성과 LG는 각각 미국의 사우스캐롤라이나와 테네시 주에 가전 공장을 지어 세탁기를 생산했지만, 해당 주와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은 LG가 2017년 2월, 삼성이 2017년 6월로 세이프가드가 발동되기 전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조치가 미국 국익에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는 의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미국의 세탁기 업체는 도움을 받았을지 모르지만 소비자는 가격 면에서 손해를 봤기 때문에 득과 실을 따져봐야 국익에 대한 순(純) 효과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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