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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이중 덫에 걸린 ‘서학개미’…손실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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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증시 기술주 급락·달러 약세

열흘동안 환차손만 무려 1조원

위안화 추가 강세 가능성 높아

환헤지·자산 재배분 필요한 때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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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가 기술주 중심으로 강한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달러 약세까지 겹치면서 ‘서학 개미’(해외주식 매수 개인투자자)들이 이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 위안화 강세에 동조해 나타난 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하락만으로도 열흘새 1조원에 가까운 평가액 손실이 발생했다. 원화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환헤지 자산으로의 리밸런싱이 필요하단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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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 18일 현재 국내 투자자들의 외화주식 보관잔액은 340억2000만 달러다. 이중 미국 주식은 251억7500만 달러로 전체의 74%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지난 11일과 21일의 원달러 환율을 각각 대입해 원화로 환산해 보면 미국 주식 잔액은 29조8800억원에서 29조1500억원으로 7300억원 가량 감소한다.

유럽 등을 포함한 전체 미달러 표시 해외 주식의 경우 환산액이 40조3800억원에서 39조4000억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앉은 자리에서 환율 만으로 자산 규모가 1조원 가까이 축소된 셈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급락의 원인에 대해 “WGBI(세계국채지수) 국채 편입 이벤트 등에 힘 입은 위안화의 가파른 강세, 9월 들어 상대적 지지력을 나타냈던 신흥 통화들의 대외 여건과 함께 타이트하던 국내 수급이 다소 여유가 생긴 것”이라며 “그간 서울 환시의 타이트한 수급에 플레이어가 여의치 않았던 역외 거래자들의 매도가 집중됐고, 롱스탑(손절매)이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원달러 환율이 더 떨어질 수 있단 점이다. 특히 오는 24일 중국의 WGBI 편입이 최종 결정될 경우 위안화의 추가 강세 요인이 될 수 있어 원달러 환율도 하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008년 이후 달러화 약세 국면은 네 차례 발행했는데 짧게는 8개월, 길게는 14개월에 걸쳐 진행됐다”며 “2008년 이후 달러화 약세 케이스를 적용할 경우 기간적으로는 내년 1분기까지 달러 약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4분기에는 미국 대선, 코로나19 추이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 리스크가 있어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가 주춤할 것”이라면서도 “이후 내년엔 코로나19 백신 개발 및 상용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한국 경제의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환율의 레벨이 더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원화 강세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일 때는 국내 주식 비중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고, 자산의 일부를 환헤지 펀드 형태의 간접투자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

인버스 미국달러선물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도 달러 약세에 좀 더 공격적으로 베팅할 수 있는 방법이다. 향후 달러가 강세로 돌아설 것을 대비, 외화예금 저축액을 늘리는 것도 손 쉬운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

예탁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 최다 보유 해외 주식은 테슬라로 21일 현재 49조원 넘는 잔액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기술주 급락으로 최근 가장 많이 팔아치운 주식도 테슬라다.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 10일 동안 1조원 가까이 테슬라 주식을 매도했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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