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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6년차 손흥민은 완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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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샘프턴전 첫 한 경기 4득점

양발잡이 저격수…6시즌 89골

월드컵·챔스 거치며 노련미 더해

최전성기 진입, 리그 득점왕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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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샘프턴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뒤 환호하는 손흥민.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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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 시절 가레스 베일을 떠올리게 하는 멋진 마무리였다.” 미국 CNN은 20일(한국시각) 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사우샘프턴전(5-2승)에서 터진 손흥민(28·토트넘)의 첫 골을 이렇게 평가했다. 이후 손흥민은 세 골을 더 넣었다. 2015년 8월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진출한 이후 첫 해트트릭(정규리그 기준)과 한 경기 최다득점 기록을 세웠다. 한 경기 네 골은 아시아인 선수가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작성한 한 경기 최다골 기록이기도 하다.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은 “직접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성과”라고 칭찬했다.

토트넘에서 베일과 비교되는 건 최고의 칭찬이다. 베일은 토트넘의 레전드이자, 유럽 정상급 공격수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6시즌간 55골(203경기)을 넣었다. 2012~13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21골을 터뜨리며 최전성기를 보낸 후 당시 유럽축구 최고 이적료(약 1300억원)에 명문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로 이적했다. 레알에서도 2015~16시즌까지 전성기를 이어갔다. 유럽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네 차례 올랐다. 팀 동료이자 간판 골잡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와 포지션(측면 공격수)과 플레이스타일이 닮아 ‘리틀 호날두’로 불렸다. 베일은 올 여름 임대 선수 신분으로 7년 만에 토트넘에 컴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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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EPL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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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공격 완성도는 전성기 시절의 베일을 능가한다. 득점 기록부터 앞선다. 토트넘에서 6번째 시즌을 갓 시작한 손흥민은 이미 89골(232경기)로 베일의 득점 페이스(6시즌 55골)를 넘어섰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강력한 슈팅은 공통점이지만, 주로 왼발만 쓰는 베일과 달리 손흥민은 양발을 모두 쓴다. 사우샘프턴전에서도 왼발과 오른발로 각각 두 골씩 넣었다. 유럽에선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선수가 드물다. 여기에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두 번의 월드컵 본선(2014·18년) 등 큰 무대를 경험하며 상대 수비수 타이밍을 무너뜨리며 돌파하고 슈팅하는 노련함까지 추가 장착했다. 손흥민에 대해 ‘완전체 공격수’라는 찬사가 따라붙는 이유다.

현역 시절 스페인·네덜란드에서 측면 공격수로 활약한 이천수(39)는 “수비수 입장에서 양발을 모두 잘 쓰는 공격수는 골치 아픈 존재다. 어느 발로 슈팅할 지 몰라 막아설 타이밍을 잡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베일은 전성기 시절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위협적인 공격수였다. 손흥민의 공격력은 베일에 필적할 만하지만, 아직까지 리그에서의 존재감이나 경기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감이 있다”며 손흥민의 보완 과제를 설명했다.

사우샘프턴전 4골은 모두 공격 파트너 해리 케인(27)의 도움을 받아 만들어졌다. 케인은 두 차례(2015~17년) 득점왕에 오른 프리미어리그 최고 스트라이커다. 한준희 위원은 “케인의 존재는 손흥민에게 득이다. 최전방에서 결정적인 슈팅 기회를 주고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대 수비를 분산하는 효과도 크다”고 강조했다. 사우샘프턴전에서 케인은 상대 수비진이 집중 견제하자, 득점 대신 어시스트에 주력했다. 손흥민의 4골을 모두 도운 덕분에 케인도 리그 역사를 새로 썼다. 케인은 프리미어리그에서 한 경기에서 한 선수가 넣은 4골을 모두 도운 최초의 선수가 됐다. 한 선수의 해트트릭을 모두 도운 것도 17년 만이다. 2003년 5월 아스널의 티에리 앙리가 선덜랜드전에서 프레드리크 융베리의 세 골을 어시스트한 게 이전 발자취다. BBC는 “케인은 지난 시즌을 통틀어 리그에서 2도움에 그쳤다. 그러나 사우샘프턴전에는 거의 모든 패스가 손흥민의 득점이 됐다”며 두 선수의 호흡에 주목했다. BBC에 따르면 손흥민과 케인은 2015~16시즌 이후 가장 많은 득점(24골)을 합작한 공격 듀오다. 2위에 오른 맨체스터 시티의 케빈 더브라위너-세르히오 아구에로(20골) 콤비에 4골 앞선다. BBC는 손흥민-케인을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위협적인 조합’이라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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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에서 가장 위협적인 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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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기 네 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선수 이력의 최전성기에 접어들었음을 알렸다. 정규리그 한 시즌 개인 최다골(14골) 경신에 그치지 않고 리그 득점왕까지 노려볼만하다. 한준희 위원은 “손흥민은 현재 기량으로도 유럽 정상급이자 월드클래스 공격수로 인정할만한 레벨”이라고 강조했다.

21일 영국 스포츠베팅 업체 bet365는 손흥민을 올 시즌 EPL의 유력 득점왕 후보 중 한 명으로 꼽았다. 이 업체는 손흥민의 득점왕 등극 가능성을 모하메드 살라(28·리버풀), 피에르 오바메양(31·아스널)에 이어 3위로 예상했다. 살라는 앞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2회(2017~18, 18~19시즌), 오바메양은 1회(2018~19시즌)를 기록한 리그 최고 골잡이들이다.

토트넘 출신으로 2010~11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디미타르 베르바토프(39)는 “클럽 4(한 경기 4골을 넣은 선수) 가입을 환영한다. 다음 단계인 ‘클럽 5’로 올라서는 모습을 기다릴 것”이라며 손흥민의 득점 레이스를 응원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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