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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류호정·장혜영 얼굴에 '페미·밥그릇 합성'…"급진적 페미와 결별" 정의당 공약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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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정의당 대전시당위원장 후보

개인 SNS서 '급진 페미니즘과 결별' 홍보물 내걸어

"여성주의 집단 지시에 지역당 통제돼" 주장

아시아경제

김미석 후보가 페이스북에 게시한 선거 홍보물. / 사진=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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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정의당 당내 선거에 출마한 한 후보가 선거 캐치프레이즈로 '급진적 페미니즘과의 결별'을 내걸어 논란이 불거졌다.


정의당 대전시당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김미석 후보는 지난 16일부터 자신의 페이스북에 '극단적 여성주의와 결별'을 주장하는 선거홍보물을 잇달아 게재했다.


그가 올린 홍보물을 보면, 그는 정의당을 두고 '성평등 과잉정당'이라고 규정하는 말이 늘고 있다며 "성폭력 정치인 공격, 성폭력 입법 빼면 정의당에서 남는 게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주장한다.


또 "여성주의 집단이 여론의 주목을 받는 데는 성공하겠지만 이들 때문에 진보정당 전체 역사가 왜곡되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 하면 급진 페미니스트의 '밥그릇'은 차겠지만 '서민 살림살이'는 나아지겠느냐"라고 반문하기도 한다.


당시 페이스북에 쓴 질의응답에서도 김 후보는 '정의당이 급진 페미니즘과 결별해야 한다'는 취지로 강하게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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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석 정의당 대전시당위원장 후보 / 사진=김미석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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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진보정당이라면 여성과 사회적 약자, 소수자를 배려해야 하는데 여성주의자를 반대하느냐'라는 질문에 대해 "성평등을 지향하는 건강한 여성주의를 반대하지 않는다"며 "남성혐오에 기반한 왜곡된 여성주의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당의 정체성이 여성주의로 가는 게 바람직하지 않은가'라는 질문에는 "과거와 달리 지금 세대는 역차별의 문제를 제기한다"며 "과거 경험에 갇혀 여성을 나약한 존재로 규정하고 배척하는 것은 퇴행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파의 지시, 여성주의 집단의 지시에 따라 지역당이 통제되고 있다"며 "정의당이 본래의 가치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전태일과 노무현의 만남을 모토로 내걸었다"라며 "노동운동의 전통과 시민사회운동의 힘으로 탄생한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한 게시물에는 장혜영·류호정 정의당 의원을 흐릿하게 처리한 사진을 배경으로 '페미(FEMI)'라는 문구가 적힌 밥그릇 이미지를 합성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젠더·성폭력 관련 입법 활동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주목받은 두 의원을 에둘러 비판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다만 김 후보의 이같은 선거 홍보를 두고 여론의 반응은 엇갈렸다. 한 누리꾼은 김 후보가 게재한 홍보 게시물에 "정의당에 넘어야 할 '극단적 여성주의'가 존재하는지 의문이다"라고 썼다.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신지혜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는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공약"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데 힘써 온 정당에 걸맞지 않은 모순적인 공약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반면 일각에서는 김 후보 주장을 옹호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제가 정의당을 지지했던 이유는 민주당과 달리 노동자, 농민 등 약자들을 위해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페미니즘만 남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의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김 후보가 당과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고 자체 홍보물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대전 지역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정확한 사실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덧붙였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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