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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시간 없는' 문 대통령 "권력기관 개혁, 이제는 법제화" 국회 재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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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 장관 "개혁법안은 선 시행이 중요 文통 강조"
당정청, 권력기관 개혁 입법 드라이브
한국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2차 국정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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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1일 국가정보원ㆍ경찰ㆍ국세청 개혁과 관련해 “권력기관 개혁은 공정과 정의로움을 위한 기본”이라며 "이제 법제화만 남았다. 한 걸음 내딛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달라”고 말했다. 대통령 임기 내에 권력기관 개혁을 마무리 짓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2002년 3월 대선을 앞두고 내년에는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하는 만큼, 이번 정기국회가 권력기관 개혁 입법을 마무리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제2차 국정원ㆍ검찰ㆍ개혁 전략회의를 마무리하면서 “권력기관 개혁은 70년 역사를 바꾸는 큰일”이라며 이같이 당부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강 대변인은 “문 대통령 말씀의 요지는 법제화를 강조한 것”이라고 거듭 부연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달 9일 민주당 주요지도부 청와대 초청 간담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을 포함한 개혁 입법을 완수하는 것은 이번 정기국회 회기 내에 꼭 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당ㆍ청이 합심해 권력기관 개혁을 밀고 가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부터 “남은 과제의 완결을 위해 더욱 매진해야 할 것”이라며 권력기관 개혁 법제화의 조속한 마무리를 촉구했다. “우리는 국민을 위해 다시 태어난다는 각오로 권력기관 개혁을 추진해 왔다”고 한껏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검ㆍ경 수사권 조정이 수사 역량을 떨어뜨릴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도 거듭 반박했다. 문 대통령은 “경찰은 해오던 사건을 종결하는 것이고, 검찰은 큰 수사에 수사력을 집중할 수 있으니 전체 역량은 더 높아질 것이다. 얼마나 유기적으로 협력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일축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날 회의 분위기와 관련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문 대통령은 개혁 법안은 정부 차원에서 할 만큼 수십회 협의 과정을 거쳐 탄생시켰기 때문에 일단 선 시행이 중요하고 뿌리내리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검ㆍ 경 수사권 조정의 대통령령인 '검사와 사법경찰관리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칙'의 각론을 두고 제기되는 우려를 의식한 발언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수사권 개혁의 핵심 과제인 국가수사본부 설치와 자치경찰제 도입과 관련해서는 “70년 이상 된 제도를 바꾸는 일이므로 매우 어려운 과제”라고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격언을 상기해 주기 바란다. 우리가 떼는 첫걸음이 신뢰를 키운다면 우리는 더욱 발걸음을 재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원 개혁에 대해선 “국정원은 대북ㆍ해외 전문 정보기관으로서 오직 국민과 국가의 안위에만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조직과 인력을 새롭게 재편해야 할 것”이라는 방향을 거듭 분명히 했다.

당정청은 이날 회의에서 형사소송법ㆍ경찰청법ㆍ국정원법 개정안 등 권력기관 개혁입법을 이번 정기 국회에서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구체적 입법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권력기관 개혁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진척을 이뤘다”며 “경찰청법과 국정원법, 두 개의 큰 입법 과제가 남았다”고 말해 사실상 개혁 입법의 우선 순위를 확정했다.

개혁입법 후속 과제 이행에도 속도를 내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공수처는 입법과 행정적인 설립 준비가 이미 다 끝난 상태인데도 출범이 늦어지고 있다”며 법정 시한을 넘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출범을 위한 국회, 특히 여당의 역할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권력기관 개혁은 어려운 일이지만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조직을 책임지는 수장부터 일선 현장에서 땀흘리는 담당자까지 자기 본분에만 충실할 수 있게 하는 게 권력기관 개혁”이라며 “지금 이 시간에도 각자 자리에서 국민을 섬기고 국가 봉사에 헌신하는 권력기관 공직자들에게 격려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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