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나발니 미안해, 그 독극물 내가 만들었어” 85세 독약 개발자의 사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미국으로 망명해 노비촉의 존재를 알린 빌 미르자야노프 박사, 노비촉에 중독된 알렉세이 나발니에게 사과

옛소련이 개발한 신경 작용제인 노비촉을 개발한 뒤 미국으로 망명한 러시아 화학자가 노비촉에 중독된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에게 사죄했다.

19일(현지 시각) 미국에 살고 있는 노비촉 개발자 빌 미르자야노프(85) 박사는 러시아 반정부 성향 방송매체인 도즈디와의 인터뷰에서 “나발니가 중독된 그 물질의 개발에 내가 참여했던 사실에 대해 나발니에게 깊이 사죄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빌 미르자야노프 박사/ITV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르자야노프는 소련이 무너진 뒤 1990년대초 미국으로 망명해 노비촉의 존재를 처음 알린 인물이다. 그는 노비촉의 화학적 특성을 미국 정보기관에 넘긴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독극물 사용 반대 운동으로 여생을 보내고 있다.

미르자야노프는 “1993년 노비촉 중독을 이겨낸 사람을 만난 적 있으며, 그가 이야기했던 증상이 나발니가 느낀다는 증상과 비슷하다”고 했다. 나발니가 노비촉에 중독됐다는 얘기다. 미르자야노프는 “나발니는 뇌에서 신체 기관으로 신호를 전달하는 데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나발니의) 회복에는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독일 베를린의 샤리테 병원에서 치료받던 중 회복돼 계단에서 사진을 찍었다./인스타그램


나발니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계단에 서 있는 사진을 띄우고 의료진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 8월 20일 러시아 국내선 여객기 안에서 혼수 상태에 빠진 뒤, 독일 베를린의 샤리테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그가 치료를 받던 도중 옛소련이 개발한 독극물인 노비촉에 중독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