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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영상] 기숙사 택배까지 막으니… 중국 대학생들 ‘코로나 봉쇄’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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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안외국대생들 기숙사에서 30분간 “봉쇄해제하라” 외쳐

중국 대학은 9월초 일제히 개학했다. 하지만 코로나 재확산을 우려해 학생 외출을 제한하고 있다. 학생들이 학교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 ‘봉쇄식 관리’를 하는 대학도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한 대학에서 이에 항의하는 집단 시위가 벌어졌다.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외국대학교 학생들은 20일 밤 학교 기숙사에서 “봉쇄 해제”를 외치며 30분간 집단 시위를 벌였다. 학생들은 대학 측에 출입 관리 조치 완화와 생활환경 개선을 요구했다.

중국 매체와 소셜미디어에 따르면 이 대학은 이달 초 개학을 한 이후에도 학생들을 전원 기숙사에 머물게 했다. 학교 교문에는 철조망이 처졌고 택배나 음식도 학교 내 배달을 금지했다. 원칙적으로 대학에 신고하면 학생도 외출을 할 수 있지만 생활지도위원(輔導員)이 허용하지 않으면서 학생들 대부분이 학교 안에 갇혀 지냈다고 한다.

학생 궈(郭)모씨는 중국 신경보에 “(밖에 나가지 못하는데) 교내 과일과 빵 등 식품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고 수박 한 조각이 2위안(약 350원)에서 5위안으로 올랐다”며 “식당 일부 음식값도 올랐다”고 했다. 공산품을 구하기도 쉽지 않다. 학생 가오(高)모씨 “교내에서 유일하게 생활용품을 살 수 있는 마트는 물건이 다 떨어져 택배로만 생활용품을 살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학생들이 받는 택배가 많고, 학교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자 아무렇게나 방치되거나 비를 맞고 훼손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목욕탕 등 학내 편의시설도 학생들의 분노를 샀다. 학생 천(陳)모씨는 “여학생 샤워장이 4개 있지만 1개만 문을 열고 그것도 80명만 입장할 수 있어서 씻으려면 오랫동안 줄을 서야 한다”고 했다. 이 학교는 학부생과 대학원생 등을 포함해 2만명이 재학하고 있다.

이 대학은 10월 1~8일인 국경절·중추절 연휴 때 1~3일까지만 쉬고 나머지 기간을 정상 운영할 계획이었다. 학생들은 3일 연휴에도 학교 밖으로 나갈 수 없고, 직원들도 시안 밖으로 나가는 게 금지됐다. 중국 여러 대학이 코로나 재유행을 우려해 이 대학처럼 학생들의 외출을 제한하거나 국경절·중추절 연휴를 단축하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시안외국대는 21일 학교 소셜미디어를 통해 “학생 외출 절차 간소화, 교내 쇼핑 여건 개선, 임시 쇼핑몰 증설, 식사, 목욕 등 서비스 기간 연장 등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에는 이 대학처럼 학교를 봉쇄식으로 관리하는 대학이 적지 않아 이번 집단 시위가 다른 학교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시안외국어대생들의 집단 시위 소식이 알려지자 소셜미디어에는 다른 대학교 학생들로 추정되는 네티즌들이 시안외국어대 학생들을 응원하고 있다.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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