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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게임 시장이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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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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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락보다 용서가 쉽다!"

아내의 허락을 받기 보단 일단 '지르고' 나서 용서를 구하는 게 더 쉽다는 이 격언이 다시 한번 유부남들의 가슴에 불을 댕기고 있습니다.

오는 11월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와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시리즈 X'의 '차세대 콘솔 대전'이 막을 올리기 때문입니다.

지난 18일 먼저 사전예약을 시작한 플레이스테이션5가 30분도 안 돼 온라인에서 동이 나면서 벌써부터 심상치 않은 열기를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콘솔 게임 불모지, 한국

그동안 국내 게임 시장은 콘솔 게임의 불모지로 여겨졌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세계 게임 시장 규모는 1782억달러로, 이 중 콘솔 게임은 약 327억 달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점유율로 따지면 모바일이 35.8%, 콘솔 게임이 27.5%를 차지해 두 번째로 큰 게임 플랫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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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국내 시장의 경우 2018년 기준 모바일이 46.6%, PC가 35.1%를 차지하고 콘솔 게임은 고작 3.7%에 불과합니다. 콘솔 게임도 최근 매년 40%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워낙 모수가 작아 그동안 크게 눈에 띄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힐링 게임'으로 이름을 알린 '모여봐요 동물의숲'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9세대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5와 엑스박스 시리즈 X가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더 후끈 달아오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모바일에 지친 3040, 콘솔 곁눈질

80~90년대 콘솔 게임은 대우 '재믹스', 삼성 '겜보이', 현대 '컴보이' 등 대기업들이 직접 콘솔 게임기를 수입해 판매하면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불법복제 등이 만연하면서 시장이 크게 성장하지 못했습니다.

국내에서 콘솔게임은 2000년 출시된 '플레이스테이션2'가 마지막 황금기로 불리고 있습니다. 1990년대 말 PC와 인터넷이 급속도로 보급되고 온라인 게임으로 패러다임이 넘어가면서 콘솔 게임이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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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컴보이 / 사진 =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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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 게임 산업은 모바일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늘 소지하고 다니며 언제 어디서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모바일의 강점을 살려 '3N'(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을 필두로 한 국내 게임사들이 연이어 대작들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의 인기 장르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치중되고 지나치게 현금결제를 유도하는 성향이 짙어지면서 피로감을 느끼는 이용자들도 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어린 시절 '슈퍼마리오'와 '위닝일레븐'을 즐겼던 향수를 지닌 3040세대가 콘솔 게임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모동숲이 일으킨 불씨, 차세대 콘솔이 부채질

지난해에는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4'를 30% 이상 할인해주는 행사를 진행하자 3040세대 직장인 남성들이 매장 앞에 줄을 서는 '플스 대란'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후 일본 수출규제 조치로 벌어진 '노노재팬' 불매운동 여파로 주춤했던 콘솔 게임 열기는 다시 올해 '코로나 블루' 특효약으로 유명세를 탄 모여봐요 동물의 숲으로 인해 다시 활활 타오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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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여봐요 동물의숲 / 사진 = 닌텐도


동물의 숲은 콘솔게임이 3040세대를 넘어 남녀노소 모두에게 주목 받은 계기가 됐고, 이 게임을 하기 위한 콘솔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가 이례적인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습니다.

특히 올해는 국내 콘솔게임 시장에 큰 변곡점이 될 전망입니다. 그동안 국내 콘솔 시장은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시장이 커졌는데, 이번에도 두 차세대 콘솔의 경쟁이 일종의 '컨벤션 효과'를 일으켜 더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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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콘텐츠진흥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모여봐요 동물의 숲 등 다양한 킬러 타이틀 통해 콘솔 게임에 유입된 신규 이용자가 증가했다"며 "2020년 연말 9세대 콘솔이 등장하면 과거와 같이 시장 성장률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콘솔, 게임을 위한 최적의 조건

콘솔 게임은 복잡한 설치나 사양 업그레이드 등이 필요없이 손쉽게 최적화 된 상태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주로 TV 등 대화면을 지원해 몰입감 넘치는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과거에는 혼자 게임을 즐기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온라인 기능이 강화돼 여럿이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과거 '게임만을 위한 하드웨어'란 인식도 바뀌고 있습니다. 콘솔 게임기를 TV에 연결하면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 OTT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셋톱박스 역할도 할 수 있어 거실 속 홈 엔터테인먼트 기기로의 입지를 넓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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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의 차기 콘솔 신제품 플레이스테이션5 /사진 = S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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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타이틀도 콘솔 게임의 강점 중 하나입니다. 특히 소니는 '언차티드' '라스트 오브 어스'의 너티독과 '갓오브워' 시리즈의 산타모니카 스튜디오 등 강력한 퍼스트 파티를 통해 내놓은 독점작으로 콘솔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동물의 숲으로 주가를 높인 닌텐도 역시 '슈퍼마리오' '젤다의 전설' 시리즈 등 강력한 독점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죠. 이 게임들을 즐기려면 해당 콘솔을 반드시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콘솔 게임의 강력한 무기가 되고 있습니다.

콘솔의 약점, 가격 허들 낮아졌다

특히 올해 출시될 차세대 콘솔은 '플레이스테이션 디지털 에디션' '엑스박스 시리즈 S' 등 온라인 다운로드를 위한 전용 모델을 별도로 준비한 점이 차별점입니다. 디스크 드라이브가 제외된 만큼 제품 가격도 낮아지고, 기존 물리적 패키지 중심의 유통 구조에서 벗어나 디스크를 사는 번거로움 없이 게임을 쉽게 살 수 있다는 점이 콘솔 게임에 대한 허들을 낮출 것으로 전망됩니다.

서비스 구독 모델의 강화도 주목됩니다. 소니는 이미 '플레이스테이션 플러스' 서비스를 통해 멀티 플레이 게임을 지원하고 매달 새로운 무료 게임을 증정하면서 이용자들을 묶어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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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과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가 제공하는 '5GX 클라우드게임' 상품 / 자료 = SK텔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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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더해 마이크로소프트는 게임 이용권과 콘솔 할부 구매를 묶은 '엑스박스 올 엑세스'를 제시했습니다. 이를 통해 24개월 간 월 3만9900원만 지불하면 100여 종의 게임을 마음대로 즐기고 콘솔까지 소유할 수 있게 됩니다. 콘솔 게임을 클라우드 방식으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된 점도 큰 특징입니다.

콘텐츠진흥원은 "머지않아 게임도 물리적 패키지 배급 방식은 사라지고 음악이나 영상처럼 디지털 다운로드 배급방식으로 전환될 예정"이라며 "9세대 콘솔은 이러한 배급방식 전환에 중요한 세대로서 기존의 패키지 소프트웨어에서 디지털 다운로드 방식으로 전환하는 이용자들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국내 게임사에도 새 기회 될까

콘솔 게임에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닙니다. 콘솔 게임은 '모바일 강국'인 국내 상황에 맞지 않는 면도 여전히 많습니다. 게임을 위한 고가의 하드웨어를 먼저 구매해야 하고, 게임 타이틀 가격도 AAA급 신작 게임의 경우 6~7만원대로 높은 편입니다. 처음 콘솔 게임을 시작하려는 이용자에겐 낯선 게임들이 많아 선뜻 손이 가지 않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국내 게임사들은 아직 모바일 게임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변화의 조짐은 보입니다. 앞서 펄어비스의 '검은사막'이나 크레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등이 콘솔로 플랫폼을 확장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고, 엔씨소프트의 '퓨저'와 '프로젝트TL', 넥슨의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타임원더러' 등이 콘솔 플랫폼으로 준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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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 사진 = 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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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세븐나이츠 타임 원더러'/ 사진 = 넷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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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아직 콘솔에서 모바일이나 PC 수준의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중국에 의존했던 해외 시장 기반을 확대하고 멀티 플랫폼 전략을 통해 자사가 보유한 지식재산권(IP)의 가치를 높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앞서 이미 동물의 숲이 콘솔의 여러 한계를 극복한 사례를 보여줬기 때문에 국내의 콘솔 시장 확대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좋은 게임 타이틀만 있다면 콘솔 구매란 장벽도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기 때문이죠. 또 게임 이용자들의 평균 연령이 올라가면서 비용 부담에 대한 거부감도 많이 낮아진 상황입니다.

콘텐츠진흥원은 "9세대 콘솔 발매 상황은 전 세대들보다 사회적으로나 시기적으로 유리한 기회를 갖추고 있다"며 "국내 대형 게임사들의 콘솔 진출을 통해 콘솔 게임 제작의 활로가 개척되고 모바일에 집중된 국내 게임 시장의 다양성을 모색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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