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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만 제한해" 코로나가 불러온 스페인의 계급차별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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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코로나19 전염을 막기 위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시행된 제재조치(lockdown)가 계급차별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해당 지역 거주민들은 “저소득층과 이민자들에 대한 낙인찍기”라며 주지사의 사임을 요구했다.

로이터통신과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시민 수백명이 거리에 나와 21일부터 시행되는 제재조치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경향신문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20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지역 제재조치에 반대하며 시민 수백명이 거리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마드리드|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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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 자치정부는 18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21일부터 마드리드와 인근 37개 지구에 대해 새로운 제재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새 조치에 따라 해당 지역 주민들은 6명 이상의 모임이 금지되고 일과 학교, 병원 진료 등의 필수적인 일이 아닌 경우 이동이 제한된다. 공원 등 다중이용시설도 폐쇄되고 음식점 등 상업시설은 밤 10시까지만 운영할 수 있다. 스페인 언론 엘파이스는 “이 조치에 영향을 받는 사람은 마드리드 지역인구의 17%로 85만5193명”이라고 밝혔다. 해당 지역은 저소득층과 이민자들이 많이 사는 곳이다.

시위에 참여한 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정부는 지역의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돌보고 보호하는 대신 낙인과 배제, 차별을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우리 지역이 가장 감염률이 높은 것도 아닌데, 정부가 부유층이 사는 곳은 놔두고 이미 소외받고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공포와 증오를 퍼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위대는 이사벨 디아스 아유소 마드리드 주지사의 사퇴를 요구했다. 그들은 보수당인 국민당(PP) 소속인 그가 그동안 지역의 보건시스템엔 제대로 투자하지 않고, 감염병 확산의 책임을 저소득층과 이민자들에게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위대는 특히 아유소가 “이민자들의 삶의 방식이 코로나19가 확산된 원인 중 하나”라고 말한 것을 비판했다. 일부 시민들은 ‘인종차별주의자’ ‘계급주의자’라는 팻말을 들기도 했다. 시위에 참여한 아르투로 소리아노는 가디언에 “아유소가 국민의 이익이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신념에 따라 행동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페인은 유럽에 불고 있는 코로나19 2차 파동을 겪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다. 64만 명 이상이 확진판정을 받았는데 그중 12만명이 지난 2주동안 발생했다. 스페인의 코로나19 사망자 3만명 중 3분의 1이 마드리드 지역에서 나왔다. 마드리드 보건장관 엔리케 루이스 에스쿠데로는 언론을 통해 “제재 대상 선정은 철저히 높은 발병률을 기준으로 이뤄졌다”며 특정 지역과 계층에 대한 차별이라는 주장을 부인했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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