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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대한상의 “21대 국회, 20대 보다 기업규제법안 40% 늘어...기업 방어권 무너진다” 국회에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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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쏟아내는 21대 국회…20대 국회보다 40% 늘어
3개월간 기업부담법안 284건 발의
"기업 발전 막는 규제 신중 검토…부작용 최소화해야"

정부가 입법을 추진 중인 상법·공정거래법 등이 기업 활동을 옥죄는 내용을 담고 있어 관련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제계는 "21대 국회에서 쏟아내는 규제 법안이 기업경영에 부담을 주고 있다"면서 입법을 신중하게 논의해달라고 국회에 건의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1일 ‘주요 입법현안에 대한 의견’을 담은 상의리포트를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기업에 부담을 주는 법안을 국회가 논의하는 과정에서 기업 현장에 미칠 영향과 경제계가 제시하는 대안 등을 함께 살펴달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 저(低)성장 고착화와 재도약의 기로에 서 있다"며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와 제도의 조속한 정비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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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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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개정안, 해외투기 세력에 대문 활짝 열어주는 격…방어장치 필요"

대한상의에 따르면 21대 국회 개원 후 3개월간(6~8월) 발의된 부담법안은 284건으로, 20대 국회 같은 기간에 비해 약 40% 늘었다. 이 중에는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기업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는 법안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기업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상의는 기업경영에 중대한 영향이 예상되는 11개 신중논의 과제(13개 법안)를 선별해 경제계 의견과 대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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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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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상의는 상법개정안 중 감사위원 분리선출에 대한 보완장치 마련을 요구했다. 상의는 "감사위원은 기업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의 일원으로, 분리선출하면 대주주 의결권이 3% 이내로 제한된다"며 "회사 측 방어권을 극도로 제약함으로써 해외 투기펀드 등이 감사위원 후보를 주주 제안하고, 이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우리 정부와 국회가 대문을 활짝 열어주는 격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상의는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면 ‘투기펀드 등이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회에 진출하려고 시도할 경우만이라도 대주주 의결권 3%룰을 풀어줄 것’을 대안으로 요청했다. 추가규제를 하더라도 최소한의 방어권만은 보장해달라는 설명이다.

공정거래법 개정안 중 내부거래 규제대상 확대 관련해서도 대안을 제시했다. 개정안처럼 내부거래 규제대상을 획일적으로 확대하면 자회사 지분율이 평균 72.7%(상장 40.1%·비상장 85.5%)에 달하는 지주회사 소속기업들은 대부분 내부거래를 의심받는 규제대상이 된다. 지주회사의 경우 특성상 지분율이 높고, 소속기업간 내부거래도 상대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다. 정부가 그동안 지주회사 도입을 장려해왔는데 이제 와서 획일적으로 규제하면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경제계의 주장이다.

상의는 "규제를 강화하더라도 지주회사가 아닌 기업 및 지주회사 소속기업들이 지주회사 밖 계열사와 거래하는 등의 경우에 대해 적용하고, ‘지주회사 소속기업들간에 이뤄지는 거래에 대해서는 예외로 인정’해 달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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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상의는 공익법인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15%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에 대해 "기업이익의 사회환원이라는 순기능까지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기존에 출연된 주식에 대해서는 ‘소급적용 배제’와 ‘사회공헌활동에 충실한 공익법인 적용배제’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공신력있는 기관이 공익법인의 공익활동을 정기적으로 평가하게 하고 ‘적정’ 인증을 받는 경우에는 규제를 배제한다면 기업의 사회공헌활동과 우호지분 유지간 선순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해고자·실직자까지 노조가입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노조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법을 요구했다. 정부 개정안이 노동권 강화에 치중해 노사간 힘의 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는 만큼, 기업의 방어권도 선진국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상의는 노조법 개정안의 보완책으로 해고자·실직자의 사업장 출입 원칙적 금지, 모든 형태의 직장점거 파업 금지, 노조전임자 급여지급 금지규정 삭제시 ‘근로시간면제제도’ 틀 유지, 파업시 대체근로 금지규정 삭제를 요구했다.

◇"코로나 피해극복에 국회가 나서달라"

이와 함께 상의는 ①코로나 피해지원 및 투자활성화 ②미래산업 발전 ③서비스산업 발전 ④기업경영환경 개선 등 4대 부문 27개 조속입법과제(41개 법안)에 대한 의견도 함께 전달했다.

상의는 "여행·면세점·항공·자동차 등 코로나 피해산업 지원과 기업투자 활성화에 국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상반기 종료된 개별소비세 70% 감면 연장, 면세점 특허수수료 한시적으로 감면, 항공기의 취득세·재산세 면제 등의 내용을 담은 법안을 국회가 조속히 발의·처리해 줄 것을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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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코로나 사태로 적자가 난 중소기업들이 기납부세액에서 환급받을 수 있는 결손금 소급공제기간의 한시적 확대(현행 1년 → 3년), 코로나 유급휴가를 시행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세액공제 신설, 기업 설비투자 세제지원 확대 등과 관련한 법안들도 조속히 통과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상의는 "우리는 지금 저성장 고착화와 재도약의 기로에 서 있다"며 "미래 먹거리인 자율주행, 비대면 서비스 등 신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낡은 법과 제도정비에 국회가 힘써달라"고 호소했다. 최근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기업들이 변화와 혁신을 통해 앞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낡은 규제와 법제도가 이를 가로막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상의는 자율주행·5G·인공지능(AI)·드론 등 융합신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조속히 정비해 달라고 국회에 건의했다.

이밖에 9년째 계류 중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조속한 제정도 요청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서비스산업 발전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 조직구성(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 창업·연구개발(R&D) 지원, 관련규제 개선 등을 종합적으로 규정한 법안이지만 그동안 의료 분야 포함여부를 둘러싼 논쟁으로 계속 제정이 미뤄지고 있다. 상의는 "법 제정에는 여야 모두 공감하는 만큼 의료분야 등 개별업종을 열거하지 말고 네거티브 형식으로 조속히 입법한 후, 의료 분야 적용여부는 이후 정책수립단계에서 별도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정영석 대한상의 기업정책팀장은 "21대 국회에서만큼은 기업 관련 규제를 신설·강화할 경우 기업현장에 미칠 영향을 검토하고 합리적 대안을 진지하게 논의하는 입법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면서 "21대 국회가 신산업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낡은 법제들도 조속히 정비해 우리 경제의 변화와 혁신의 길을 열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은 기자(jaeeun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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