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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홍합단백질로 암세포에만 항체 전달해 치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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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CH 연구팀, 항암 면역치료 플랫폼 '이뮤글루' 개발

파이낸셜뉴스

홍합. 게티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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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홍합단백질 활용해 항암 면역치료기술을 개발했다.포항공과대학교(POSTECH)는 화학공학과 차형준 교수 연구팀이 수중환경에서도 강한 접착력을 가진 홍합접착단백질을 암세포 부위에만 항체를 전달할 수 있는 항암 면역치료 플랫폼인 '이뮤글루'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뮤글루는 수분이 많은 체내 환경에서도 표적 부위에 치료용 항체를 장기간 머물 수 있게 해준다. 암세포가 있는 환경에 선택적으로 반응해 항체를 방출함으로써 항암 면역치료의 효율을 극대화하고, 전신 치료의 부작용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

차형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홍합접착단백질을 이용한 최초의 면역치료법"라며, "혁신적 치료용 항체 전달 플랫폼으로 다양한 면역치료에 성공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진은 동물실험을 통해 화학치료요법에 사용하는 약물과 같은 면역조절물질과의 병합치료로 사용해 항암 면역치료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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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합접착단백질을 이용해 치료용 항체를 원하는 곳에만 국소적으로 전달하여 장기간 유지시킬 수 있고 이를 통해 전신 부작용을 크게 낮추면서도 항암 면역치료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이다. 포항공과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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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개발된 국소적 항암 면역치료제는 다양한 치료용 항체를 손쉽게 연결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점액 분비가 많은 점막이나, 체액, 혈액이 많은 체내의 수중환경에서도 섞이거나 특성이 사라지지 않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주사뿐만 아니라, 스프레이로 분사하는 방식 등 획기적 치료법에도 활용할 수 있어 항암 면역치료제 시장에서도 선도적인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성과는 바이오소재 분야 권위지인 '바이오머티리얼스'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화학공학과 주계일 연구교수, 정연수 박사와 생명과학과 임신혁 교수, 황성민 박사 연구팀이 함께 진행했다.

한편 면역치료요법 중 항체치료는 인공적으로 만든 항체를 인체에 투여해 면역체계 조절로 치료하는 방법이다. 항암치료에서는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세포를 더욱 활성화해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특히, 항암 면역치료제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인 임상 시험만 1600여 건이 넘을 정도로, 항암 면역치료 신약의 개발은 차세대 핵심 분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정맥주사로 온몸에 투여하도록 하는 기존 기술은 많은 양의 항체를 지속적으로 투여해 정상 세포나 조직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많은 양의 항체가 한 번에 방출되면 과도한 면역반응을 일으켜 자가면역질환을 불러올 위험도 있다. 표적 부위만을 골라 치료하는 국소 치료는 혈액 등에 의해 대부분의 항체가 표적 부위 밖으로 흘러나가며 너무 적은 항체만 남게 되어 치료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문제를 지니고 있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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