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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하나의 중국 원칙 흔들릴라”… 美·대만 압박 고삐 죄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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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덩후이 前 총통 추도식 계기로

美 국무차관 단교 뒤 첫 대만 방문

中, 행사기간 군용기 등 띄워 도발

美겨냥 ‘신뢰 못할 기업’ 공개 예고

美상원, 中견제용 전략법안 발의

세계일보

리덩후이 영정 앞에서 허리 숙인 차이잉원 대만 총통. AP연합뉴스


중국이 미국과 대만에 단단히 화가 났다. 중국군은 리덩후이(李登輝) 전 대만 총통 고별추도 행사 당일인 지난 19일과 전날인 18일 이틀 동안 군용기 수십대를 보내 대만을 압박했고, 중국 상무부도 미국을 겨냥해 지난해 5월 제기했던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을 재차 거론하며 제재를 천명했다. 리 전 총통 추도행사를 계기로 미·대만 단교 이후 처음 미 국무부 차관이 대만을 방문하고, 티베트 종교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도 메시지를 보내는 등 ‘하나의 중국’ 원칙이 흔들리고 있다는 불안감에서다.

20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전날 오전 웹사이트에서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 규정을 공개했다. 명단 공개가 임박한 가운데 애플, 시스코, 퀄컴, 보잉 등 미 기업이 대상이 될 전망이다. ‘신뢰할 수 없는 기업’은 지난해 5월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본격화했을 당시 중국이 처음 제기했지만 아직까지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1년이 지나서야 다시 거론한 것은 최근 화웨이 반도체 제재와 맞물려 미국의 대중 공세가 점점 강화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국군은 18, 19일 이틀 연속 군용기 수십대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시키는 등 무력 압박을 가했다. 대만 국방부는 19일 중국 군용기 19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대만 서남, 서북 공역에 진입했으며, 18일에도 훙6 폭격기, 젠16 전투기 등 군용기 18대가 대만 공역으로 진입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9일 대만 단수이 진리 대학에서는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등 대만 정·관계 인사와 키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담당 차관 등 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리 전 총통 고별 추도행사가 열렸다. 달라이 라마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대만의 민주주의와 중화 문화를 지켜낸 것을 우러러 탄복한다”고 전했다.

한편, 미 상원에서는 경제와 교육 등 전 영역에 걸쳐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포괄적 전략을 담은 법안 ‘아메리카 리드’가 발의됐다고 ‘미국의소리’(VOA)방송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척 슈머 원내대표 등 민주당 상원의원 11명이 발의한 이 법안은 특히 외교안보 영역에서 한국 등 인도태평양 역내 국가들과의 협력을 중심에 둔 대중 전략을 제시하고, 이를 위해 향후 4년간 1억2500만달러의 추가 예산을 제공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베이징·워싱턴=이우승·정재영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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