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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전 위기 벗어난 김광현 '업템포 투구' 변화 필요성 절감[SS 집중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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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 김광현이 20일(한국시간) PNC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전에 선발등판해 1회말 브라이언 레이놀즈가 파울을 치는 모습을 보고 있다. 피츠버그(미 펜실베니아주) | USA투데이연합뉴스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타자들이 타임을 거는 모습도 봤고 2스트라이크 이후 커트하는 것도 봤다.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패전 위기를 벗어난 것 이상의 소득이다. ‘스마일 K’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이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악의 투구를 한 뒤 패턴 변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구체적인 설명은 피했지만 “내가 조금 더 연구했어야 했다”는 말로 배운 게 많은 경기였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김광현은 20일(한국시간) PNC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와 정규시즌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5.1이닝 6안타(2홈런) 4실점으로 부진했다. 1회와 3회 홈런 두 방을 허용한 것까지는 괜찮았지만, 6회말 선두타자 케브라이언 헤이즈에게 좌중간 2루타를 내준 뒤 빗맞은 내야안타와 중전 적시타를 맞은 장면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경쾌한 ‘업템포 투구’의 리듬이 흐트러졌을 때, 타자들의 시선을 한쪽으로만 몰아갈 때 부작용이 더 크다는 것을 체득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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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오른쪽)이 20일(한국시간) PNC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전에서 3회말 호세 오수나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한 뒤 먼 산을 바라보고 있다. 피츠버그(미 펜실베니아주) | AFP연합뉴스


5.1이닝 동안 103개를 던진 김광현은 1회부터 타자 무릎 높이를 집중 공략했다. 스트라이크 판정(68개)도 많았지만 아슬아슬한 코스에 볼 판정을 받는 빈도도 높았다. 슬라이더 회전이 우타자 바깥쪽에 걸치면 스트라이크 판정을, 포심이 컷패스트볼 형태로 같은 코스에 날아들면 볼 판정을 받았다. KBO리그나 메이저리그나 투수가 밟는 투수판 위치나 볼 회전에 따라 주심에게 착시를 준다는 사실도 김광현이 얻은 수확 중 하나다. 오히려 우타자 바깥쪽 체인지업을 조금 더 활용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날 김광현은 체인지업을 단 한 개만 던졌다.

파울이 많았던 것은 낮게 던지는 것에만 집중한 영향이 커 보인다. 머리에 보호장비가 부착된 특수 모자를 쓴 탓에 투구 밸런스가 미세하게 흐트러졌을 수도 있지만, 타자의 시선을 흐트러뜨리지 못해 어려운 경기를 했다. 타자들에게는 무릎 높이로 날아드는 포심 패스트볼에 슬라이더가 가미되면 까다롭다. 반대로 거의 모든 승부를 낮은 곳에서 한다는 인식이 생기면, 선택의 폭을 좁히는 결과를 초래한다. 타자는 높은 코스는 버리고 낮고 빠른 공만 공략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생긴다. 커브가 지난 등판보다 무뎌 김광현 스스로 운신의 폭이 좁아졌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3회말 호세 오수나에게 카운트 피치로 활용하다 홈런을 내줬으니 심리적으로 위축됐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코스로 떨어지는 커브 혹은 타자 눈 높이로 찔러 들어가는 하이 패스트볼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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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이 20일(한국시간) PNC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와 원정경기에서 빅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한 경기에 홈런 두 방을 허용한 3회말 뾰루퉁한 표정을 짓고 있다. AP연합뉴스


커트 당하는 공이 늘어나자 공 하나 던진 뒤 마운드를 벗어나 호흡을 가다듬거나, 로진을 만지는 모습이 자주 나왔다. 타이밍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나름의 루틴이다. 피츠버그 타자들도 업템포 투구를 방지하기 위해 타석에서 자주 벗어났다. 투수와 타자는 타이밍 싸움을 한다. 타이밍은 리듬, 즉 호흡과 싸움이다. 이날 김광현의 리듬은 피츠버그 타자들에게 끌려 다니는 인상을 짙게 풍겼다. 자기 페이스로 타자를 끌어 들이지 못해 투구간 여백이 생겼고, 결과적으로 패착이 됐다. 정규시즌보다 더 세밀한 분석이 이뤄지는 포스트시즌에는 업템포를 돋보이게 할 ‘엇박자’가 필요해 보인다. 투구폼이나 구속차 등 투구간 여백을 타자들의 복잡한 생각으로 채워넣을 무기를 장착해야 한다.

김광현은 “이왕이면 미국에 오래 머물고 싶다”며 포스트시즌 진출 의지를 드러냈다. 연속이닝 비자책, 0점대 평균자책점 등 기록이 줄줄이 깨졌지만, 실패 속에서도 ‘무패행진’은 이어갔다. 이날 실패가 한 단계 도약을 위한 자양분이 될지 다음 등판에 벌써 관심이 쏠린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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