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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만 나오면 코로나 종식?… 유통기술 갖춰야 상용화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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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유통되는 백신 중 절반은 온도 변화로 효능 떨어져 폐기

최근 개발중인 코로나 첨단 백신, 영하 70∼20도 유지해야 효과

전력 불안정한 국가서 사용 어려워… 中, 상온 보관 가능한 백신 연구

동아일보

러시아 가말레야국립역학미생물학연구소 연구진이 실험을 위해 극저온 상태의 시료를 다루고 있다. 백신은 개발은 물론이고 완성된 이후에도 온도 조건에 예민해 유통에 주의해야 한다. 새로 개발되는 코로나19 백신은 온도 조건이 더 까다로워 이를 해결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가말레야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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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이 가시권에 들면서 이제는 개발 이후 과정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초기엔 수급이 부족할 게 분명한 만큼 백신 분배를 국제사회와 국가가 어떤 원칙에 따를지부터 대량 생산하는 방식까지 다양한 문제가 눈앞에 쌓여 있다. 백신을 어떻게 안전하게 보관하고 유통할지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 중 하나다.

○백신 유통 온도 너무 낮아도, 너무 높아도 위험

백신은 바이러스나 단백질 등 생체물질을 이용하기 때문에 온도에 매우 민감하다. 아무리 효율 좋은 백신이라도 유통 과정에서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지 못하면 효능이 사라진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에 유통 중인 백신의 최대 50%가 이렇게 유통 과정에서 온도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해 사용되지도 못하고 버려진다.

WHO는 백신의 안전한 보관을 위해 2∼8도의 온도를 유지할 것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이보다 높은 온도는 당연히 위험하지만 그렇다고 냉동을 하는 것도 안전하지 않다. 특히 콜레라와 인플루엔자, 폐렴구균, 로타바이러스, 인유두종바이러스, B형 간염 등은 절대 냉동 유통하지 말 것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단 한 차례의 냉동으로도 효능이 떨어진다”며 “특히 면역증강 보조제(어주번트)를 넣는 액체 백신은 아예 효능이 사라진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문제는 백신이 적절한 효과를 내는 온도가 백신마다 다르다는 점이다. WHO는 온도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기준으로 백신을 A∼F까지 6개 그룹으로 나누고 있다. 먹는 소아마비 백신은 온도 변화에 가장 잘 견디는 A그룹에, 인플루엔자도 비교적 온도 내성이 강한 B그룹에 속한다. 반면 B형 간염이나 폐렴구균 백신은 온도에 매우 민감한 F그룹에, 일본뇌염 역시 상당히 민감한 E그룹에 속한다. 그 외에 빛에 민감한 홍역이나 BCG 등 일부 백신의 경우 빛이 통과하지 않는 어두운 시약병에 담아 유통해야 한다.

○코로나19 백신은 보관 조건 더 까다로워

코로나19로 새롭게 시도되고 있는 첨단 백신은 온도 조건이 더 까다롭다.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총장은 e메일 인터뷰에서 “현재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기업 바이오엔테크가 개발 중인 백신은 영하 70도에, 미국 모더나가 개발 중인 백신은 영하 20도에 저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인 전령리보핵산(mRNA)을 합성한 뒤 지방으로 만든 일종의 ‘포장재’에 담아 인체에 주입하는 핵산백신이다. 아직 성공한 사례가 전무한 새로운 방식이다. 재조합 단백질을 이용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정대균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RNA 자체도 불안정하지만 함께 들어가는 보조제도 불안정해서 매우 낮은 온도에서 유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영국과 러시아 등이 개발 중인 재조합유전자를 이용한 백신(벡터 백신) 역시 상용화 사례가 적은 새로운 방식으로 아직 유통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다.

이렇다 보니 백신의 대량 생산 못지않게 저온 유통(콜드체인) 기술의 중요성이 커진다. 견고한 냉장고와 빛이 들어가지 않는 밀폐 시약병을 이용한다. 온도를 유지할 모니터링 기술도 중요하다. 백신 바이얼 모니터(VVM)라는 기술을 이용해 온도 변화를 감지한다. 온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화학물질을 이용해 유통 전 과정에서 온도 변화가 있는지 확인한다.

○저렴하고 효과적인 저장 방법 고심

문제는 백신 접종이 매우 중요한 상당수 저개발 국가가 열대지역에 위치하는 데다 전력 공급이 불안정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김 사무총장은 “영하 20도나 영하 70도의 냉동 유통 시설과 안정적인 전력망을 구축하지 못한 나라에서는 백신 사용이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류충민 생명연 감염병연구센터장은 “그렇다고 급박한 코로나19 상황에서 연구를 원점으로 되돌릴 순 없는 상황”이라며 “기업이 고심하고 있는 만큼 해결책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저렴한 방식의 백신 유통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과제가 되고 있다. 앞서 안성훈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IVI와 함께 자동차나 오토바이에 실린 배터리나 발전기를 이용해 전력을 공급하는 백신냉장고를 개발해 2016년부터 아프리카에 보급하기도 했다. 냉장고 위치를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파악하고 내부 온도를 인공위성으로 확인한다.

처음 개발 단계부터 유통을 염두에 두고 상온 보관이 가능한 백신을 연구하는 사례도 있다. 중국군사의과학원과 생명공학기업 아보젠 바이오는 4∼25도의 상온에서 일주일 이상 보관해도 효능이 떨어지지 않는 새로운 핵산 백신을 개발해 이달 초 국제학술지 ‘셀’에 공개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온도에 안정적인 백신이 글로벌 백신 공급 접근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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