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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적분할 VS 인적분할…LG화학 회사와 투자자의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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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물적분할’ 개미는 ‘인적분할’ 선호

지배력 유지, 투자금 유치엔 물적분할이 유리

주주들은 배터리株 직접 받는 인적분할 원해

분할 뒤 ‘모회사 디스카운트’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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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분사가 싫은 거야? 물적분할이 싫은 거야?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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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LG화학(051910)이 배터리(전지) 사업부 분할을 결정한 지 사흘이 지났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LG화학은 이전부터 배터리 사업 부문 분할을 꾸준히 시사해왔지만, 투자자들은 예상보다 빠른 현시점에 왜 ‘인적(人的) 분할’이 아닌 ‘물적(物的) 분할’을 택했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LG화학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배터리 사업 특성상 신규 투자를 유치하려면 인적 분할보다는 물적 분할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고, 마침 배터리 사업 부문이 2분기부터 흑자 전환한 만큼 분할을 통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키울 호기라고 본 것이다.

반면 투자자들은 물적 분할되는 LG에너지솔루션(가칭)이 상장되면 LG화학의 지분이 희석될 수 있고, 성장성을 갖춘 자회사에 비해 기업 가치가 할인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악재로 보고 있다. 삼성물산(028260)에서 물적 분할된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모회사의 기업 가치를 훌쩍 넘어선 것을 지켜본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반기를 들만하다.

① 물적 분할, 인적 분할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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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은 다음달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배터리 사업 물적 분할 방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기업 분할은 주총 특별 결의 사항이다.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전체 발행 주식 수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LG화학은 지주회사인 (주)LG가 지분 30.09%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고, 국민연금공단과 소액 주주 11만 명가량이 9.96%, 54.33%를 각각 나눠 갖고 있다. 국민연금의 표심이 변수인 셈이다.

분할 안건이 주총을 통과하면 LG화학의 배터리 사업부는 오는 12월 1일 ‘LG에너지솔루션’이라는 이름의 신설 회사로 공식 출범한다.

LG화학이 추진하는 ‘물적 분할’은 기업의 자산·부채 등 재산만 분할해 새로운 자회사를 설립하는 것이다. 기존 회사는 분할로 떨어져 나가는 신설 회사의 주식 전체를 갖는다. LG에너지솔루션이 LG화학의 100% 자회사가 되는 것이다. LG화학 주주들도 LG화학을 통해 LG에너지를 ‘간접 지배’할 수 있다.

반면 소액 주주들이 바라는 ‘인적 분할’은 주주가 가진 주식을 함께 쪼개는 것이다. 기존 주주들은 신설 회사의 주식을 종전 지분율대로 배정받는다.

LG화학의 사업 부문별 순자산(자산-부채)을 기준으로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인적 분할하면 현재 LG화학 주식 100주를 가진 주주는 분할 후 LG화학 주식 65주, LG에너지솔루션 주식 35주를 갖는다. 기존 LG화학이 발행한 주식이 자본금 분할 비율(올해 6월 말 기준 LG화학 0.65 대 LG에너지솔루션 0.35로 추정)에 따라 두 회사로 나뉘는 만큼 주주의 지분율도 두 회사 모두 동일하게 유지된다.

② 왜 회사는 물적 분할, 개미는 인적 분할을 선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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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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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이 배터리 사업 물적 분할을 택한 것은 그룹의 지배력을 유지하면서 외부 투자금을 유치하기 수월해서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 신규 투자 규모를 연 3조원 정도로 추산한다. 만약 배터리 사업을 인적 분할한 후 LG에너지솔루션이 신규 투자금 조달을 위해 대규모 유상 증자에 나선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LG에너지 지분 30%를 보유한 최대 주주인 (주)LG가 보유 지분율만큼 투자금을 대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반대로 (주)LG가 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 (주)LG의 LG에너지솔루션 지분율 하락이 불가피하다. 경영권 유지가 어려워지는 셈이다.

정부가 지주회사의 상장 자회사 의무 보유 지분율을 현재 20%에서 30%로 높이는 공정거래법 개정을 추진 중인 것도 부담이다. LG그룹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주)LG는 최근 주주 배당금을 연 수천억 원대로 늘린 상황”이라며 “배터리 사업 신규 투자금을 댈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배터리 사업을 물적 분할하면 이런 우려가 사라진다.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 지분 100%를 보유해서다. 향후 LG에너지 기업공개(IPO)와 상장으로 대규모 외부 자금을 조달해도 최소 70~80% 지분율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LG 측 예상이다.

특히 LG화학은 지난해 4543억원, 올해 1분기 518억원 영업적자를 낸 배터리 사업이 2분기 1037억원 흑자 전환하며 향후 매 분기 1000억원대 영업이익이 예상되는 현시점을 회사 분할의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물적 분할 시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완성차 업체 등 대기업과 신규 기술 개발 및 협업을 위한 합작 법인(조인트 벤처)을 설립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산하 증손자 회사 주식을 반드시 100%(해외 법인은 50% 이상) 보유하도록 한 공정거래법 규정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물적 분할 후 LG그룹 지주회사인 (주)LG의 손자회사가 된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은 현재 배터리를 대부분 해외 업체에 납품하는 만큼 국내 합작 법인 설립 제한이 큰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미(개인 투자자) 입장은 이와 반대다. 사실 이론적으로는 물적 분할을 하든 인적 분할을 하든 주주 가치와 지배력은 변하지 않는다.

문제는 LG에너지솔루션을 물적 분할할 경우 향후 회사 재상장 과정에서 LG화학의 LG에너지 지분이 희석될 수 있다는 점이다. LG화학 주주들의 간접 지배력이 약화하는 것이다.

소액 주주들은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직접 갖지 못하는 것도 불만이다.

최병철 창원대 세무학과 교수(회계사)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면 배터리주 투자 수요가 LG화학이 아닌 LG에너지에 몰려 수급 측면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며 “통상 자회사를 지배하는 지주회사의 기업 가치를 계산할 때 자회사 지분 가치에 20~30%를 할인하는 관행을 고려하면 LG화학도 배터리 사업을 직접 보유했을 때보다 기업 가치 평가에서도 불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주주들의 불만도 배터리 사업 분할 후 LG화학의 재무 이론상 기업 가치가 어떻게 변하느냐보다는 주식 수급의 불리함이나 지배 회사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한국 증시의 관행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③ 분할 후 주가는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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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의 소형 원통형 배터리를 사용한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 모터스의 첫 양산 전기차 ‘에어’ (사진=루시드모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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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주주들의 최대 관심사는 배터리 사업 분할 후 LG화학의 주가다.

최근 유사 사례를 보자. 네이버(035420)는 지난해 7월 회사 내 금융·결제 사업부인 네이버페이를 물적 분할하겠다고 발표한 뒤 이틀간 주가가 14.2% 뛰었다. 금융 사업에 본격 뛰어들겠다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져서다.

작년 11월 실제 회사 분할 이후에도 주가는 꾸준히 오름세를 탔다. 다만 네이버는 네이버페이와 무관하게 투자 수요가 넘치는 회사라는 점에서 이를 토대로 LG화학의 향후 주가 움직임을 예상하긴 어렵다.

인적 분할은 어떨까? 태영건설(009410)은 올해 1월 투자 사업 부문을 신설 회사인 티와이홀딩스로 인적 분할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지며 1만5000원 선이었던 주가가 현재 2만원을 넘어섰다. 태영건설과 티와이홀딩스는 변경 상장 및 재상장 절차를 거쳐 이달 22일부터 주식 거래가 재개될 예정이다.

일부 주주들은 ‘모회사 디스카운트’ 현상을 우려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3.44%를 보유한 최대 주주지만, 현재 시가총액은 삼성바이오 보유 지분 가치(약 22조원)보다도 적은 20조4641억원에 불과하다.

최 교수는 “지배 회사의 시가총액이 보유한 자회사 지분 가치에도 훨씬 못 미치는 것은 국내 증시의 대표적인 현상”이라며 “기업의 주식 가치를 미래에 받을 배당금의 현재 가치로 본다면 자회사의 이익이 모회사 주주 배당으로 이어지지 않는 등 국내 기업들이 배당에 워낙 인색한 풍토가 이 같은 저평가의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LG 측은 “LG화학이 그동안 배터리 사업에 가려진 석유 화학 사업과 첨단 소재 사업, 바이오 사업에 온전히 투자와 운영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돼 LG화학의 주주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향후 LG에너지솔루션의 IPO를 통해 배터리 사업이 더 큰 성장을 하면 LG화학의 주주 가치에도 당연히 반영되는 만큼 LG화학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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